“노동인권 보장해야”…SKB·LGU+ 하청직원 노조 결성

[컨슈머치 = 최봉석 기자] “70~80년대 군사정권 하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 21세기 현대판 노예제도로 부활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과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상황이 똑같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과 근로조건 등 모든 것이 최악이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장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고객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상황과 노동실태를 폭로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경재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지부장, 경상현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지부장, 이선근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이 참석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다단계 하도급 등 불법 간접고용과 가혹한 노동착취 실태를 보고하고 향후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노동조합 결성 이유를 설명하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고 정당한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7월부터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진짜 사장을 알 수 없는’ 다단계 고용구조와 비정상적 근로계약 형태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착취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들 두 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상적인 휴일을 찾아볼 수 없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기본 출근시간은 오전 8시이고 퇴근은 평균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다.

토요일도 평일 근무시간과 똑같이 정상근무를 해야 한다. 일요일에는 당직근무를 월 1~2회 편성해 월 평균 휴일은 2~3일밖에 되지 않는다. 공휴일도 이들은 쉴 수 없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일요일 근무를 할 경우 1주일 간 무려 70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시간외 노동에 대한 대가는 없다.

한 참석자는 “인터넷·IPTV 설치, 장애처리 등을 담당하는 센터 서비스 기사들은 대부분 시간외수당 없이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4대보험은 일부 기사들에게만 적용되고 복리후생은 애시당초 꿈을 꿀 수 없다. 사고처리도 노동자 스스로, 업무 비용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사고처리비용은 온전히 노동자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이들이 작업을 하다 다쳐도 모든 사고 처리 비용은 서비스 기사 자비로 부담해야 했고 안전장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불법적인 월급 차감과 중간착취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달에 패널티 명목으로 떼이는 돈이 수십만원에 이르고 심지어 자재구입시 구입비를 직원들 월급에서 차감한다.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 하청업체 소속의 한 서비스기사는 “모뎀 등 장비를 분실하면 감가상각을 고려하지 않고 월급에서 비용을 공제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원청의 각 센터 인세티브 지급시 센터장이 중간착취한다는 폭로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SK브로드밴드에서 지급하는 70만∼100만원의 인센티브를 센터장이 중간에서 착취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들은 노동자들을 상대로 자본적 횡포를 부렸다. 유류비, 통신요금, 스마트폰구입비, 등급별 인센티브 차감, 퇴직적립금 부당공제, 차량유지관리비·주차비, 자재구입비, 장비분실 차감, 설치수수료 일방 삭감분, 해피콜 차감, 검수불량 차감 등으로 매월 최소 72만원 이상을 갈취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현장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한 참석자는 “SK브로드밴드의 한 고객센터에서는 센터장이 ‘노조 가입하면 퇴사’라고 비정규직 직원을 협박하는 등 부당노동행위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경재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장은 “원청이 인정사정없고 무자비한 쥐어짜기식으로 우리를 혹사시키고 업무와 영업을 강요하면서 노동자를 생존의 극한으로 내몰아 노조를 결성하게 됐다”면서 “대가 없는 장시간 노동과 일방적 수수료 삭감, 원청은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고 계약을 안 하면 그만이라며 몰상식적으로 착취했고, 우리는 극한에 몰려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경상현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장은 “제가 SK에도 있어봤는데 LG도 SK를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 4대보험도 안되고 노동자가 다쳐도 머리를 꿰메고 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1주일 만에 나와서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한다”면서 “부당한 대우를 참다못해 기사들이 스스로 조직하며 권리를 찾아나섰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들은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원청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더 이상의 탐욕을 버리고 통신대기업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고 정당한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며, 궁극적으로 직접 사용을 통해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각 서비스센터와 원청기업을 상대로 정당한 교섭 요구와 투쟁을 벌이는 동시에 살인적인 노동실태를 고발하고 노동인권 보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유선사업분야(초고속 인터넷·집전화·IPTV 등)의 고객서비스센터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3월30일 민주노조를 설립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은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결성식을 통해 노동조합을 설립했고, 현재 전국 서비스센터에서 노조설명회를 진행하고 조합원 가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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