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동안 32차례 들락날락 보이스피싱 5000만원 빼가
[컨슈머치 = 최봉석 기자] 하나은행 고객이 보이스피싱을 당해 5000만원을 2시간 만에 털린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짧은 시간에 무려 32차례나 이체거래가 이뤄졌지만 하나은행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하나은행 모니터링시스템은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고객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고객인 김모씨는 지난 4일 명의도용방지 확인 사이트 등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사기에 걸려 들었다.
모 대학 정보통신법 오모 교수의 부인인 김씨는 사기범의 말에 속아 명의도용방지 부가서비스에 가입하면서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일회용 비밀번호(OTP)까지 알려줬다.
이후 사기범들은 4일 오전 11시32분 170만원, 11시38분 130만원을 빼가는 것을 시작으로 김씨의 계좌에서 2시간 동안 130만~288만원씩 총 32차례에 4996만원을 빼 돌렸다. 사기범들이 김씨의 돈을 이체한 계좌는 우리은행, 농협은행, 새마을금고 등이다.
누가 보더라도 ‘수상하다고 의심이 되는’ 이체거래가 2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하나은행은 이를 필터링하지 않았다. 은행에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금융전산보안강화 종합대책’을 통해 카드사에서 실시 중인 카드승인 시 부정사용 의심 거래를 실시간 분석해 탐지하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은행, 증권 등에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하나은행은 9개월이 지나도록 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은 현재 구축 중”이라며 “의심계좌에 대한 감시시스템은 운영되고 있지만 이번에 피해를 본 고객의 계좌는 정상계좌였기 때문에 모니터링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