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지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신수종 사업으로 ‘의료’와 ‘헬스케어’에 올인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의료·헬스케어 사업을 삼성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아시아 경제전망 2014’ 세션에서 “삼성이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많은 국가들의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늘어 각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의료비를 낮출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다면 엄청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병원과 의사, 환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거나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응용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삼성은 의료 및 헬스케어 사업과 관련해 병원, 보험사, 제약회사와도 합작을 추진 중이고 광범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진 ITㆍ모바일 기술과 의료 헬스케어를 접목할 경우 엄청난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서비스업을 비롯한 많은 산업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의료 장비들이 아날로그에 머물렀다면, 이제부터는 IT 디지털기술 등을 의료 장비에 적용해 경쟁력있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혈당과 심박수 체크 등 간단한 진단은 물론, 복잡한 건강 이상 징후 확인까지 병원에 가지 않고도 휴대용 스마트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가능토록 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4’에서 건강관리 기능이 탑재된 웨어러블 기기인 ‘삼성 기어 핏’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은 2020년까지 의료 헬스케어 분야에 1조 2000억원을 투자해 연매출 1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의료기기 분야에서 향후 10년 안에 글로벌 선두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말 의료기기사업팀을 의료기기사업부로 격상한 바 있다. 의료기기는 삼성의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바이오 제약▲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을 인수한 상태다.

삼성메디슨은 중·저가 산부인과용 초음파 진단기를 출시해지만, 삼성에 인수된 이후 프리미엄 산부인과용 초음파 진단기는 물론, 영상학과용 기기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 중이다.

한편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은 2001년 아시아권 26개국 대표가 모여 아시아권 국가, 민간단체, 기업 간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보아오 포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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