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 과정' 공론화…거대 차익금 사용처에 주목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삼성그룹의 대표적 비상장 계열사 삼성SDS가 연내 상장하기로 했다. 삼성SDS의 갑작스런 상장 발표에 장외시장에서는 삼성SDS 주가가 폭등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삼성SDS는 8일 밤 기준 주당 14만 9500원에 거래됐고, 총 7738만 주가 발행돼 장외 시가총액은 11조 5700억 원(113억 달러)에 이른다. 발표대로 상장될 경우, 올해 상장 중 최고 규모의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이번 상장 결정을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아울러 상장을 발판삼아 글로벌 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재 삼성SDS는 삼성전자에 컴퓨팅 및 데이터 센터와 같은 모든 주요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타 삼성 계열사들을 위해 기술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모바일, 클라우드 및 사이버보안 분야의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 인수 및 파트너십 체결을 모색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도 상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불과 두 달만에 삼성SDS의 연내 상장을 발표했다. 삼성그룹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이 실질적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의 일환이 아니겠느냐는 주장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그룹은 계열사 간 사업영역을 조정하고 지분 관계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을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동시에 이건희 회장 자녀 사이에 계열 분리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S의 지분은 삼성전자(22.58%), 삼성물산(17.08%), 삼성전기(7.88%), 이재용(11.25%), 이부진과 이서현(각각 3.9%) 등이 나눠 가지고 있다.

보유한 지분을 가치로 따져보면 이재용 부회장은 1조 3000억 원,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각각 4500억 원의 지분 가치를 가져 세 자녀의 것만 합쳐도 무려 2조 원을 훌쩍 넘는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삼성SDS를 상장시켜서 주식 가치를 높인 뒤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에 현물 출자해 지분을 확보하는 절차를 거쳐 자연스럽게 세 자녀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이룰 것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SDS 상장을 통해서 이재용 회장은 막대한 상장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문제는 이 부회장이 그동안 삼성SDS 지분을 늘려오는 과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법원은 삼성SDS이 신주인수권을 공정한 행사가격인 1만 4230원보다 현저히 낮은 7150원에 이재용 등에게 인수토록 만들어 회사에 227억 원의 손해를 가했다는 판결과 함께 이건희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또한 삼성SDS가 그룹 계열사와의 일감몰아주기로 급성장 해 왔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2012년의 경우 삼성SDS 전체 매출액 4조 4237억 원 중 계열사 매출은 3조 251억 원으로 내부거래 비율이 72.5%에 달했다.

앞으로 상장을 통해 끌어모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손에 쥘 이재용 부사장이 이 자금을 경영권 승계에 쓰게 될 경우 재산 증식 과정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