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박동호 기자]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요구하고 있는 것인데 사실상 채권단과 동부그룹 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 관계자는 2일 “채권단에서 신규 자금을 주는데 대주주도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거론한 ‘성의’란 김 회장의 장남인 남호씨가 갖고 있는 동부화재 지분(14.06%) 제공을 의미한다. 즉, 채권단이 동부제철과의 자율협약으로 신규자금이 지원되는 만큼 동부일가 역시 회사를 살리려는 최소한의 의지는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그동안 추가 지원을 위해 남호씨의 지분 제공을 요구해 왔다. 채권단의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건실한 금융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압박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호씨는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동부CNI와 동부화재의 주식을 각각 18.59%와 14.06% 보유한 최대주주.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동부그룹에서 남호씨가 보유한 금융회사 주식을 내놓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만약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화재 등의 주식을 먼저 내놨다면 이런(자율협약) 상황까지 치닫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부 측은 그동안 금융과 비금융계열 구조조정이 다르고 남호씨 자산이 김 회장과 별개라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동부그룹 측은 “제조부문과 금융부문 계열사가 분리돼있는 상황에서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할만한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동부 측 한 관계자는 “아예 그룹을 통째로 내놓으라는 얘기”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은 동부그룹 오너 일가에서 가능한 한 모든 지분을 내놓아야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홍기택 KDB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앞서 1일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동부화재에 대한 아들의 지분이 본인과 상관이 없다면서 채권단에 담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아들 남호씨가 자수성가한 사업가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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