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제품 가연성 높거나 눈 찌를 수 있는 제품도…관리 감독 필요

[컨슈머치 = 이지애 기자] 최근 연말행사와 크리스마스 파티 등을 앞두고 ‘캐릭터 가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파티용품점이나 온라인몰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캐릭터 가면이 쉽게 불이 붙거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되는 등 안전성이 취약해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해외에서는 안전문제로 총 25건의 캐릭터 가면 리콜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청소년의 안전 확보를 위해 시중에 유통중인 ‘캐릭터 가면’ 21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사용 연령 표시실태를 조사했다.

▶일부 제품,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검출

조사대상 21개 제품을 시험 검사한 결과, 3개 제품에서 35.1~45.5% 수준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EHP,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이 수치는 완구(14세 미만)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기준(0.1%)을 적용할 경우 허용 기준의 351~455배나 검출된 것이다.

내분비계장애 추정물질인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PVC 등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로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DBP(디부틸프탈레이트), BBP(부틸벤질프탈레이트) 등이 대표적이며, 동물의 생식기 기형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가연성 높고, 염료가 묻어나거나 눈을 찌를 수 있는 제품도 있어

‘캐릭터 가면’은 얼굴에 착용하거나 머리에 뒤집어쓰는 제품으로 불꽃 등에 의해 쉽게 불이 붙을 경우 치명적인 얼굴 화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연성을 확인한 결과에서는 2개 제품이 쉽게 불이 붙을 수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이 착용할 경우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다.

또 2개 제품은 착용 중 얼굴 등으로 염료가 묻어날 우려가 있었고, 1개 제품은 도료가 쉽게 벗겨져 제품이 손상됐다.

특히 1개 제품(처키 가면, ㈜새로핸즈)은 눈 모형을 고정시킨 부위가 안쪽으로 돌출돼 착용 시 눈을 찌르거나 상처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밖에 중금속(8종), 발암성·알러지성 염료 등 기타 안전성을 확인한 결과에서는 전제품 모두 위해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문제가 없었다.

▶어린이·청소년도 사용 가능…안전성 관리·감독 강화 필요

현재 ‘자율안전확인 안전기준’에서는 14세 미만 대상 완구에 대해 품질 표시 및 안전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성인용으로 판매할 경우 연령 표시 및 안전성 검증 없이도 판매가 가능하다.

실제로 조사대상 21개 제품 중 사용연령을 표기한 제품은 7개에 불과했다. 사용연령 표시 없이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서 생식독성 우려가 있는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이 검출되고 쉽게 불이 붙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원은 “연령표시가 없는 제품은 청소년(14세 미만)과 어린이도 쉽게 구입‧사용할 수 있으므로 캐릭터 가면에 대한 사용연령 표시 의무화와 안전성 관리·감독 강화가 시급하다”며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제품에 대해 국가기술표준원에 리콜을 요청하고 관련 제품에 대한 지도·단속 및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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