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세트③] 업체 측 "포장값 포함하면 비싼 것 당연"

[컨슈머치 = 김예솔 기자] 수년 전부터 지적돼 온 명절 선물세트 바가지 논란이 이번 설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 계열 유통회사들의 설선물세트에서 단품보다 비싼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추석연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전체 12개 세트상품 가격과 각 구성품의 낱개 구입가격을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세트상품의 판매가격은 단품가격을 합한 것보다 평균 12%인 4,140원이 비쌌다.

전체 조사대상 중 50%가 단품과의 가격차이가 4,000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돼 포장비용을 고려하더라도 가격 책정이 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컨슈머치는 온ㆍ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선물세트 중 무작위로 상품을 선정해 동일한 구성품을 단품으로 구매했을 때의 가격을 비교했다.

▲ 리챔 10g 당 178원을 기준으로 선물세트에 들어있는 리챔 480g의 가격 계산. 카놀라유 500ml 5병 1만2,370원을 기준으로 3병 가격 계산(출처=롯데마트)

조사 대상 중 일부는 선물세트가 동일한 양을 단품으로 구입했을 때보다 1만 원가량 비쌌다.

롯데마트(대표이사 김종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동원 혼합 44-R호 세트’ 가격은 3만9,800원이며 '살코기참치 150g' 6캔, '리챔 120g' 4캔, '카놀라유 500ml' 3병으로 구성돼 있다.

단품으로 같은 양을 구매하면 '살코기참치 150g' 6개는 1만4,280원, 카놀라유 500ml 상품 3병은 7,422원에 구매할 수 있으며, '리챔 120g'은 같은 용량의 단품이 판매되고 있지 않아 별도로 표시된 10g 당 가격을 기준으로 480g을 계산해 8,544원에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선물세트 구성품과 동일한 용량을 단품으로 구매했을 때 총 구매가는 3만246원에 불과해 무려 9,554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소비자가 쉽게 구성품의 개별 가격을 계산할 수 있는 단일 품목으로 구성된 선물세트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 '로스팜 엔네이처 200g' 단품 개당 2,470원 기준으로 선물세트와 똑같은 용량으로 계산(출처=롯데닷컴)

롯데닷컴(대표이사 김형준)에서 판매하는 '롯데푸드 엔네이처 6호 세트'는 '로스팜 엔네이처 200g' 12개와 고급 부직포 가방으로 이뤄진 상품이다.

동일한 쇼핑몰에서 '로스팜 엔네이처 200g' 단품 최저가는 3월 1일까지 '참착한가격'으로 할인된 2,470원으로 2만9,640원이면 선물세트와 동일한 수량을 구매할 수 있다.

선물세트와 단품의 가격 차이는 무려 1만360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행사가격이 아닌 원래 판매가인 2,900원으로 계산해도 3만4,800원으로 4,840원까지 차이났다.

롯데마트 측 관계자는 “세트 상품을 기존 단품으로 계산하면 당연히 비싸다”며 “포장가격은 물론이고 명절을 맞아 기획한 상품이기 때문에 그만큼 단가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조업체가 정한 납품가보다 상품 가격을 과도하게 책정해 판매하지 않는다”며 “세트상품과 단품과의 가격 차이는 제조업체의 출고가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선물세트의 가격이 단품에 비해 비쌀 수 있다는 사실을 숙지하고 선물세트 구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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