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롯데마트 판매 중단과 대조…정용진 부회장 "윤리 경영" 공염불?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먹다 남은 수박에서 세균이 급격하게 증식한다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도 이마트(대표 이갑수)가 '반쪽수박' 판매를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컨슈머치에 상한 고기를 날짜를 달리해 잇따라 구매했다는 소비자 제보가 들어온 상태여서 정용진 부회장이 평소 외쳐온 "식품안전 경영" "윤리 경영"이 몇 푼의 이익 앞에 공염불이 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반쪽수박은 최근 가구 당 구성원수가 감소하면서 먹다 남은 수박을 냉장보관하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는 데 착안, 대형마트에서 반으로 자른 수박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냉장보관한 반쪽수박에서 단시간에 세균이 급격하게 증식하는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세균이 증식한 수박이 배탈·설사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대형마트 중 하나인 이마트에서는 반쪽수박 판매를 강행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랩 포장 ‘반쪽수박’ 냉장보관해도 세균 수 3,000배 증가

지난달 11일 한국소비자원은 일반 가정에서 먹다 남은 수박을 랩으로 포장해 냉장보관 했을 때의 세균 수를 측정해 발표했다.(관련기사 '먹다 남은 수박 '세균덩어리' 가급적 밀폐용기 보관해야' 참조)

   
 

조사 결과 반쪽수박 표면부의 최대 세균 수는 초기농도 대비 약 3,000배 이상 증가했으며, 표면을 약 1cm 잘라 낸 심층부의 최대 세균 수는도 약 58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냉장보관 1일 경과 후 모든 시료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는데 이는 초기 수박 절단 시 껍질에 잔류하던 균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일반 가정의 조리도구 위생상태, 냉장고 온도 유지 여부, 교차오염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시험결과보다 세균오염이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반쪽수박 판매 ‘강행’…홈플러스·롯데마트 ‘중단’

한국소비자원 발표 이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반쪽수박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비자원 발표 후 반쪽으로 조각 낸 수박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통으로 된 수박만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역시 마찬가지로 현재 반쪽수박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이마트는 반쪽수박 관련 발표 이후에도 판매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실험실 조건과 매장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면서 “해당 실험은 랩 포장 후 24시간이 경과된 상태를 조사한 결과지만 이마트에서는 당일생산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슈머치 조사 결과 일부 이마트 매장에서는 냉장보관을 하지 않은 채로 반쪽수박을 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냉장보관이 아닌 실온에 진열해두고 판매할 경우 세균 증식에 더 취약한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마다 상이할 수 있다. 그러나 냉장보관하고 있는 점포가 다수”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1인 가구 비중이 높아지고, 수박 한 통을 사면 다 먹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이 반쪽수박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계속 판매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대형마트 ‘반쪽수박’, 가정보다 더 세균 많을 수 있어

서울 서초구 전 모씨(31)는 “세균 증식이 일어난다는데 반쪽수박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더욱이 일반 가정 냉장고를 기준으로한 실험인데 매장 진열대에 있으면 세균이 오죽 많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반쪽수박을 구입한 뒤 가정에서 재차 냉장보관을 한다면 실험결과 이상의 세균 번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마트가 아닌 가정 내 환경을 고려한 위생도 조사 결과”라면서도 “일반적으로 가정용 냉장고가 2~4℃를 유지하는 반면 마트 냉장고의 법적 기준 온도가 10℃ 이하여서 세균 오염성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은 반쪽수박을 구매하는 것 보다는 통으로 된 수박을 구매하는 것이 안전한 구매법”이라며 “만약 반쪽수박을 구매했다면 당일 내 모두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당부했다.

▶이마트, 식품사고 일지

-2008년 12월 남양주점 미국산 쇠고기 호주산으로 속여 판매, 이마트 "현장직원 실수" 해명

-2009년 4월 전주점 돼지고기 앞다리고기 삼겹살로 속여팔다 들통, 이마트 "현장직원 실수"해명

-2009년 7월 정용진 부회장 "PL상품은 미래의 성장동력 발언"직후 이마트 맛강정 스낵 금속성 이물질 발견, 식약처 322상자 긴급 회수 명령

-2010년 6월 이마트 PL 옥수수전분서 식품첨가물 이산화황(다량 섭취시 천식환자 호흡곤란 유발) 기준치 2.3배 이상 검출 해당제품 전량 회수 조치

-2010년 8월 일본 소지쯔 수입후 천호점 판매 ‘자숙 냉동가리비살’ 대장균군 기준치 18배 검출 식약처 회수 조치.

-2010년 1월 이마트 시화점 판매 튀김가루 봉지에서 6cm크기 생쥐 발견…식약처·검찰 "혼입과정은 밝혀내지 못했다"

-2010년 7월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이마트 광명점 판매 쇠고기 "한우 아닌 미국산 추정", 해당점 7일간 영업정지…최병렬 당시 대표 "현장직원 실수" 해명, 정용진 부회장 사과

-2012년 10월 이마트 부천점 데인앤데이 구입 빵 먹은후 "자녀 발진" 소비자, 본지 제보

-2012년 11월 이마트몰 구입 이마트과자(스마트이팅)서 "때 덕지덕지 묻은 과자봉지 발견" 소비자, 본지 제보

-2015년 8월 이마트서 "상한 고기 날짜 달리해 잇따라 구입" 소비자, 본지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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