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 조장' 비판…하나투어 "초저금리로 제공하는 편의서비스 중 하나일뿐"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하나투어(대표 최현석)가 운영 중인 여행경비 대출 금융서비스인 ‘하나투어 투어론’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는 여행업체가 대부업까지 나선다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빚까지 내서 여행을 가도록 부추겨 과소비를 조장하는 등 단기적인 매출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하나투어 측은 결코 대부업이 아닌 고객 편의 서비스 중 하나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여행비용 부담스러우시죠?” 여행자금 대출 ‘투어론’ 선봬

   
 

하나투어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투어론 서비스를 시작했다.

투어론은 여행 자금을 빌려주는 맞춤 대출 서비스로 대출금리는 할부 개월 수에 따라 연 2.49%에서 4.49%로 차등 부과되며, 투어론 관광상품 이용 시 최대 1.5% 금리우대도 가능해진다.

만 20세 이상 하나투어 상품 이용고객 중 신용등급 1~6등급에 해당하는 사람은 대출자격을 가질 수 있으며, 대출기간은 최대 18개월, 대출한도는 최대 500만 원까지 적용된다.

대출방법은 페이지를 통해 24시간 내내 여행출발일 5일 이전까지 신청 가능하다.

대출액이 300만 원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 갑종근로소득세, 근로소득 원천징수 등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에서 발급한 증빙서류도 필요없다. 여행 출발일 1일 이전이라면 서비스 취소도 가능하다.

▶여행사가 대부업까지? ‘눈총’

하나투어는 지난해 7월 투어론에 앞서 ‘여행할부’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해당 서비스는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인 하나캐피탈과 연계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나투어 측은 장거리 여행의 경우 한 번에 들어가는 금액이 크다 보니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대출을 통해 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이야기를 대리점 등을 통해 들어 온 점에 착안해 투어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는 것.

같은 맥락의 투어론은 그 의도를 떠나서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빚을 내도록 해서 여행 상품을 판매하려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당장의 매출에 급급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가계 대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여행사의 대부업'이라는 명제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하나투어가 풀어내야 할 난제다.

대출자격의 문턱이 낮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무직자, 대학생 등 대출상환능력이 낮은 소비자들이 무분별하게 이용하다 더욱 큰 경제적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투어론의 의미가 너무 확대해석 되고 있다"면서 "고객에게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미일 뿐 해당 서비스가 수익사업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이자율을 보면 알겠지만 워낙 낮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서 "수익 모델이었다면 더 적극적으로 홍보했겠지만 현재 요청하는 고객에만 안내를 할 뿐 서비스 관련에 별도의 홍보도 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2~4% 초저리' 오히려 환영

투어론의 최대 강점은 낮은 이자율에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투어론을 통해 최대 한도인 500만 원을 4.49%로 18개월 대출 시 월 평균 이자가 9,362원으로 1만 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다.

   
▲ 하나투어 투어론과 신용카드 할부 이자율 비교

현재 시중 은행 대출금리는 연 6~8%, 신용카드 할부 금리가 16.9~22.8%인 것과 비교해도 투어론의 대출금리는 상당히 저렴한 편에 속한다.

단순히 조건만 따져봤을 때 소비자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상품임에 분명하다. 실제로 여행에 대한 접근성이 높인다는 차원에서 환영하는 목소리도 크다.

직장인 박 씨(30, 여)는 “연이율 2~4%면 엄청난 저리”라며 “신혼여행처럼 어쩔 수 없이 목돈이 들어가서 부담 클 때 이용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학생 김 씨(25, 남)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여행을 단순히 1회성 유희로 볼 것이 아니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로 봐야 한다"며 "이자에 큰 부담이 없는 정도라면 자금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는 친구들에게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