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가격경쟁력 갖춰 '열풍'…'과세구조 수입맥주에 유리' 지적도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맥주시장이 정체기에 머물고 있는 반면 수입 맥주시장은 매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유명 맥주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이색 맥주까지 등장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며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는 추세다.

▶수입 맥주 인기, 브레이크 없다

유통업계 따르면 수입 맥주가 인기가 꾸준히 치솟으며 올해 대형마트 맥주 매출의 40% 안팎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는 자사 전체 맥주 매출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12.1%에 불과했으나 2010년 15.4%, 2011년 18.2%, 2012년 22.9%, 2013년 30.4%, 2014년 32.8%, 2015년(1~8월) 42.9%로 최근 6년 새 3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내 맥주 매출 비중은 87.9%에서 59.8%로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수입맥주 매출 신장률은 2012년 14%, 2013년 33.9%, 2014년 23.8%였고, 올해 1∼6월에도 9.7% 늘어난 30%에 육박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마트 등 수입 맥주를 취급하는 소매점 증가로 접근성이 개선된데다, 한·미, 한·EU FTA 등의 영향으로 수입맥주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면서 “최근 주류시장에도 부는 웰빙 바람을 따라 저도수 주류인 수입 맥주도 성장하고 있다”고 수입 맥주 상승세를 분석했다.

수입맥주 판매량이 늘고 있는 건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편의점 GS25는 연도별 맥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맥주 전체 카테고리에서 해외 브랜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18.4%, 2012년 19.7%, 2013년 21.3%, 2014년 24.2%로 지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 증가율도 전년 대비 2012년 31.9%, 2013년 28.3%, 2014년 30.5%로 매년 약 30%대의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업체들은 4개를 묶어 1만 원에 판매하는 판촉 행사를 수시로 진행하며 수입 맥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해외여행의 일반화와 함께 월드컵·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행사로 인한 해외 상품에 대한 관심증가,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맥주 종류가 늘어나는 등이 해외 브랜드 맥주의 인기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더 다양하게’ 수입맥주계 전통강호와 신흥세력

수입 맥주 전문점 및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통해 다양한 맥주를 맛 볼 수 있게 되면서 수입 맥주의 입지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수입맥주는 유럽, 일본, 중국산이 주를 이루고 있다.

   
▲ 1월~5월 세계맥주 매출 순위(출처=홈플러스)

홈플러스에서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수입맥주 1위는 독일산 맥주 파울라너다. 그 뒤를 호가든(벨기에), 기네스(아일랜드), 아사히(일본), 하이네켄(네덜란드) 순으로 뒤쫓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수입 맥주 판매량 1위는 하이네켄, 이마트는 아사히가 가장 많이 팔렸다.

파울라너, 호가든, 기네스, 아사히, 하이네켄, 칭타오, 삿포로, 산토리캔, 필스너우르켈 등 이제는 국산 맥주만큼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해진 이들 제품은 수입 맥주 1세대로 명명할 수 있다.

수입 맥주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그 점차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유럽식 정통 맥주 외에도 동남아 등의 이색맥주를 마셔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기호를 반영해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자사 SNS를 통해 고객들로부터 마시고 싶은 세계맥주를 추천 받는 이벤트를 진행해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소비자들은 “친구와 라오스 여행 때 먹은 비어라오 라거를 다시 한번 먹고 싶다”, “망고맥주가 있었네? 특이하다!” 등 한 달 동안 약 1만 건 이상의 추천과 댓글을 달았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해당 투표에 대만의 ‘망고맥주’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망고 과즙이 들어가 달달한 맛이 일품인데다 2.8도의 저도수로 특히 여성 고객들의 큰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 홈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소주에 자몽, 유자, 석류, 블루베리 등의 과실 즙을 섞어 칵테일과 같은 맛을 내는 저도주 '리큐르' 제품이 최근 열풍을 불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2위를 차지한 ‘포엑스 골드’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을 가진 캐슬마인 퍼킨스 브루어리에서 생산된 호주의 대표 맥주로 청량감과 살짝 쓴 맛이 조화를 이루는 라거맥주다. 이 제품 역시 낮은 도수가 특징으로 뒷맛이 달콤해서 여성들까지 좋아하는 맛으로 유명하다.

그 외에도 체코, 라오스와 같이 국내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다양한 국가의 맥주를 비롯해 도수가 10도인 벨기에 에일맥주 등 이색적인 맥주를 맛보길 원했다.

한편, 최근 국감을 통해 맥주에 대한 과세구조가 수입 맥주에 유리하게 돼 있어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급속도로 성장 중인 수입맥주 시장에 향후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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