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 문화, 이제 하위문화 아닌 취향으로 인식… 키덜트 마케팅 각광

   
▲ 키덜트 문화는 하나의 취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나아가 대중화된 현상이 됐다. (출처 = 티켓몬스터)

[소비자고발신문 = 윤초롬 기자] 과거 소수의 취미생활로 치부되던 키덜트 문화가 점차 확산되면서 이제는 소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키덜트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성인을 뜻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성인이 된 후에도 아이들과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의미한다.

키덜트족이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80년대만 해도 키덜트란 단어는 ‘유치한 어른’, ‘미성숙한 어른’ 등을 의미했다. 한국에서도 90년대까지 키덜트 문화는 철저히 ‘하위문화’로 치부됐다.

그러나 점점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이제 키덜트 문화는 하나의 취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나아가 대중화된 현상이 됐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모양 핸드폰 케이스, 귀 달린 모자, 캐릭터가 그려진 옷 등이 그 예다.

어린 시절로 회귀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한 키덜트족은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확보하고 있어 추억을 사기 위해서라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G마켓에 의하면 지난 2013년 한해 동안 프라모델, 피규어, 캐릭터 제품을 포함한 키덜트 관련 제품 판매율이 전년인 2012년과 대비해 약 70%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동물 모양 피규어가 123% 증가했으며 캐릭터 제품이 87% 상승했고 애니메이션 피규어도 47% 증가하는 등 대체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티켓몬스터는 키덜트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인형, 게임, 프라모델, 캐릭터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 킨키로봇의 '베어브릭' 시리즈는 100만 원 내외의 고가에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출처 = 킨키로봇)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매출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생활용품에 비해 판매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구매가 일어나고 있다”며 “최근에는 아이디어가 돋보인 성인용 장난감인 ‘스노우볼 스쿠프’와 ‘맥주모자’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새롭게 리뉴얼 된 WEST 5층을 키덜트 존으로 꾸몄다. 이곳에는 아트토이 편집매장인 ‘킨키로봇’을 비롯해 ‘레프리카’, ‘베스파’ 등이 입점해 있다.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가 대부분이지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례로 지난 6월에 열린 킨키로봇의 ‘더니 릴리즈 파티’에서는 개당 1만 5800원인 토끼인형 ‘더니’가 2시간 동안 진행된 파티에서 10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키덜트 문화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며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른바 ‘키덜트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화장품 업계다.

   
▲ 에뛰드하우스가 미니마우스 콘셉트의 'XOXO 미니' 컬렉션을 출시해 큰 인기를 얻었다. (출처 = 에뛰드하우스)

아모레퍼시픽의 중저가 브랜드 에뛰드하우스가 지난 10월 미니마우스 캐릭터를 디자인에 적용한 ‘XOXO미니’ 컬렉션을 한정으로 출시해 하루만에 일부 매장에서 품절을 기록한데 이어 안나수이는 미니마우스를 테마로 한 한정판 상품을 출시해 판매 2주 만에 일부 제품이 일시품절됐다.

LG생활건간 계열의 색조 전문 브랜드 보브는 지난 11월 바비 인형과 협업한 ‘보브 투웬티스 팩토리 바비’ 컬렉션을 출시했으며 샤라샤라는 키덜트족을 겨냥한 브랜드로 소녀감성의 깜찍한 디자인 제품들을 앞세워 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에 폭스바겐의 뉴비틀과 BMW 미니쿠퍼, 닛산의 큐브가 키덜트 문화가 반영된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선보였고 우리나라에서도 기아자동차의 소울과 레이가 같은 맥락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도 광고, 영화, 패션, 가전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키덜트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

   
▲ 코카콜라의 TV광고는 귀여운 북극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키덜트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출처 = 코카콜라)

한 심리학 전문가는 “키덜트 문화는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불확실한 미래 등으로 피폐한 현실 세계를 피해 포근한 동심의 세계로 안착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며 “키덜트 문화는 전연령을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해 소통의 창구를 여는 긍정적인 사회적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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