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패스트푸드업계, 갖은 명목으로 매달 출혈 경쟁…원가 상승 부추겨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유통가에서는 '할인' 열풍이 거세다. 일부 브랜드들은 ‘하루 걸러 하루’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인 행사는 소비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소식이지만 행사가 잦아지다보니 정상가를 지불하고 구입한 소비자들은 마치 손해를 본 것처럼 느끼게 할 정도다. 

▶화장품 브랜드숍, 365일 반값 할인 

화장품 브랜드숍의 할인 전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 업체는 ‘봄 맞이’. ‘여름맞이’, ‘가을맞이’, ‘겨울맞이’ 사계절 할인 이벤트는 기본이고, ‘명절맞이’, ‘연말맞이’, ‘크리스마스기념’. ‘새해기념’ 등의 이름으로 거의 매달 빠짐없이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 더페이스샵 할인행사 포스터

실제로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1월 2일부터 9일 간 베스트셀러 할인, 2월 9일부터 9일 간 설날 세일, 3월 7일부터 11일 간 봄 맞이 메이크업 세일, 4월 4일부터 7일 간 자외선 차단제 전품목 세일, 5월 5일부터 10일 간 가정의 달 감사 세일을 진행했다.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에 걸쳐 ‘Hello Summer Sale’, ‘Cool Summer Festival’, ‘After Vacance Sale’ 등 비슷한 종류의 여름 할인 이벤트가 이어졌으며, 이후에도 가을세일, 한가위 세일, 연말 세일 등이 이뤄져 이를 다 합치면 1년 365일 중 약 85일간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다른 브랜드숍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에뛰드하우스, 미샤, 홀리카홀리카, 네이처리퍼블릭 등 다수의 업체들은 새해 시작부터 신년 혹은 설날 등을 명분으로 각각 할인 이벤트를 벌이며 올해도 끊이지 않는 할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할인! 할인!”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할인 이벤트도 만만치 않게 쏟아지는 중이다.

이들은 전품목 할인 프로모션보다는 특정 한 가지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를 자주 진행한다. 또한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와 협업해 1+1 쿠폰 혹은 파격가 세일을 선보이는 식이다.

   
▲ KFC 할인행사 포스터

지난해 4월 버거킹은 한국 진출 31주년을 기념해 대표 메뉴인 ‘와퍼’를 4일 간 35% 할인된 3,500원에 판매했으며, 이후 5월 1일부터 31일까지 무려 한 달간 ‘스파이시 롱치킨버거’를 약 31% 할인된 가격 3,000원에 판매했다.

이외에도 불고기버거, 너겟킹, 치킨도넛 다양한 제품들의 다양한 제품의 할인행사가 연중 상시로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1월 KFC는 소셜커머스 티몬에서만 두 차례에 걸쳐 ‘치킨불고기버거’ 쿠폰을 1매당 1,9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과 1만2,500원짜리 ‘하프치킨버켓’을 45% 할인된 금액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온라인상에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KFC는 같은 달에만 텐더 4조각 50% 할인, 보스버거 3,000원(정가 4,200원) 판매, ‘징거더블다운맥스’ 4,200원(정가 6,100원) 판매, 징거버거 2,400원(정가 4,000원) 판매 등 7~8차례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최근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설날 맞이 각종 할인 및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리아와 버거킹은 각각 ‘모짜렐라 쿠폰북 팩’과 ‘설날 만원팩’에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담아 판매하고 있으며, KFC는 인기제품 ‘타워버거’를 약 38% 할인한 3000원에 판매 중이다.

▶과도한 경쟁, 소비자 불신 야기

대체적으로 소비자들은 유통가의 할인 경쟁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잦은 할인에 대해 정가에 거품이 많이 껴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며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할인 정책에 열을 올리기 보다 애초에 정가를 낮추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에 불황이 계속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할인 이벤트가 과도하게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가격 상승을 유발할 뿐 아니라 정가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패스트푸드 업계는 도미노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맥도날드가 연휴가 끝나는 11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33% 인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패스트푸드 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지난 2014년 말에도 버거킹이 먼저 가격을 인상하자 다음해 초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도 줄줄이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