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수행기사 갑질 폭로…사실 여부 상관없이 브랜드이미지 실추 불가피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이번엔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의 갑질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해” 수행기사에 갑질

지난 22일 노컷뉴스는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이 자신의 수행기사에게 욕설과 폭력을 일삼고 위험운전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대림산업에서 이 부회장의 수행기사를 보름가량 맡았던 A씨가 생생하게 증언했다.

A씨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수행기사에게 미동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출발 및 정지를 요구했으며, 핸들을 돌릴 때 무조건 한 번에 돌리고 풀어야 하도록 강요했다.

수행기사가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면 이 부회장은 온갖 욕설을 쏟아내며 운행 중에도 기사의 머리를 마구 때리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특히 A씨는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는데 사전에 연습한 부분이지만 실제 주행 중에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와관련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으며 현재 사실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수행가이드 공개…일파만파

이러한 가운데 23일에는 대림산업 수행가이드가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브레이크 제동시, 브레이킹 후 마지막에 미세하게 브레이크를 풀어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부드럽게 정지한다.

차선을 변경할 경우 사이드미러로 확인하는 것 보단, 몸과 고개를 뒷좌석 유리까지 완전히 돌려서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차선을 변경해야 한다.

차선 변경시 사각지대 확인 지침은 안전운전에 도움이 됨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내용을 비롯해 시시콜콜한 것까지 포함한 다양한 규정들이 A4용지 세 쪽가량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대부분 A씨의 증언에서 뒷받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 수행기사직은 기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수행기사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글에 따르면 대림산업 수행기사 자리는 항상 상시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면접과 운행테스트 등을 통해 선발한다.

일부 게시글들은 “대림산업 수행기사 자리에 대해 잘 아는데 가지 않는 게 좋다”, “운행테스트 할 때 대시보드에 물을 올려놓고 진행한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분양 앞둔 'e편한세상' 타격 우려

앞서 갑질논란에 휩싸였던 기업의 전례들을 봤을 때 대림산업 e편한세상의 브랜드이미지는 어느 정도 실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단 수행기사에 대한 갑질뿐만 아니라 지난 2013년 이른바 '라면 상무'로 알려진 포스코에너지 소속 임원을 비롯해 지난해 주차장 직원의 노트북을 파손한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부회장 등 대기업 임원들의갑질이 줄을 잇고 있다.

더불어 지난 1월 롯데마트가 삼겹살 납품업체에 과도하게 낮은 가격을 강요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이제는 한 사람을 넘어서 기업차원의 갑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불매운동 등을 펼치며 갑질 논란이 불거진 오너나 임원이 소속된 기업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지난해 몽고식품 김만식 전 명예회장은 수행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몽고식품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김 전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을 물러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논란 이후 몽고식품은 매출이 급감하며 현재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김 전 회장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폭행 혐의와 상습폭행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좋은데이’로 알려진 무학도 지난 1월 갑질논란에 휩싸였다.

무학 최재호 회장의 수행기사를 맡았던 B씨는 재직 당시 최 회장으로부터 수차례 폭언을 들었으며 회장 자택 내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등 잡일을 지시받았다고 주장했다.

무학 측은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달 4일 B씨의 금품 요구 및 공갈 협박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그러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무학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갑질 논란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었지만 무학의 주가는 지난해 7월 6만6,000원에서 지난 2월 둘째 주에는 2만8,050원까지 급락했다.

대림산업은 지난달부터 오는 4월까지 e편한세상 미사,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e편한세상 태재, e편한세상 부산항, 신반포한신5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 등 다수의 분양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갑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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