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주관적인 리뷰이며 일부 영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얼마 전 극장에서 영화 <데드풀>을 보고 나오던 중 유독 한 영화의 포스터가 눈길을 끌었다.

▲ 영화 <스포트라이트> 포스터 (출처=네이버 영화)

낯익은 배우들이 사무실에서 무언가에 집중해 있는 듯 한 모습이었는데, 영화 포스터 한 장에 ‘이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오랜만이었다.

영화는 보스턴 글로브라는 신문사에 새로운 편집장 마티가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마티의 지시로 스포트라이트 팀은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비밀리에 취재하기 시작한다.

사건 조사 중 수십명에 달하는 사제들이 아동 성추행 사건과 관련돼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이를 눈 감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된다.

사제들의 이상적이고 성스러운 겉모습과 달리 추악한 내면이 존재했던 것이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조직과 진실을 밝히려는 스포트라이트팀의 노력이 이어지고, 결국 사건을 묵인하고 있던 변호사 등 관계자들의 협조를 얻어내는데 성공, 폭로 기사를 작성해 사건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 내 특종 전문 ‘스포트라이트’ 팀이 2002년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밝힌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로, 보스턴 글로브는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사실 이 영화는 2016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및 각본상 등 전세계 수많은 시상식에서 성과를 얻어낸 작품치고 국내에선 그리 많은 관객들을 동원하지 못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포스터 이외에,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필자 특성상 영화에 더욱 눈길이 갔던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출연 배우들이 본인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 영화 <스포트라이트> 출연진 (출처=네이버 영화)

<버드맨> 마이클 키튼, <비긴 어게인> 마크 러팔로, <어바웃 타임> 레이첼 맥아담스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특히, 몇몇 배우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였던 터라, 출연작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난 영화를 챙겨본 적도 있을 만큼 필자는 영화를 볼 때 배우를 중요시하는 편이다.

사실 실제 사건을 영화화하는 것은 보통 영화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배우들은 실존 인물들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맞춰야하고 배경과 사건도 시청자들로 하여금 사실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인터뷰에 따르면 영화를 촬영하기 전 출연배우들은 각각 맡은 역할의 실존 인물들을 파악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한다.

마이클 키튼이 연기한 ‘월터 로빈슨’은 마이클 키튼을 보고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 노력이 짐작된다.

▲ 마이클 키튼과 그가 연기한 '월터 로빈슨' (출처=네이버 영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를 꼽으라면, 마이크 레젠데스(마크 러팔로)가 시스템을 강조하며 전체를 잡기 위해 기사 작성은 아직 이르다는 월터 로빈슨(마이클 키튼)에게 격분하며 “그게 당신이었을 수도 있고, 나였을 수도 있고, 우리 중 누구였을 수도 있다”라고 소리치는 장면이다.

빨리 세상에 사실을 알리고 싶어 격분하는 마이크 레젠데스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왠지 모르게 화가 나고, 먹먹했던 필자의 감정을 대변했던 장면이었다.

어느 한 사람의 엇나감 없는 팀워크가 돋보였던 명품 배우들의 연기력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조가 그 흔한 액션 장면 하나 없이도 시청자로 하여금 왠지 모를 긴장감과 높은 몰입도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 드는 말 그대로 ‘작품’, <스포트라이트>였다.

드라마, 스릴러, 128분, 미국,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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