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해보니 반도 더 남아…닛산 측 "이상 마모로 교환 필요" 해명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닛산 공식서비스센터에서 멀쩡한 차량의 부품을 교체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을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부품 교체 유도에 그치지 않고 교체비용도 시중에 비해 매우 비싼 값을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닛산차를 몰고 있는 A씨는 "닛산이 차값에서 많이 남기기 어렵자 잦은 부품교체와 이에 수반되는 공임에서 이윤을 챙기려는 의도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이런식으로 호갱이 됐을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급하다더니 1만3,600km 더 타도 ‘멀쩡’

한국닛산의 중형세단 알티마2.5를 운행하고 있는 소비자 A씨는 올초 주행거리가 3만km에 이르자 닛산프리미어오토모빌 성수서비스센터(이하 성수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정기점검을 받았다.

당시 성수서비스센터 직원은 “뒷바퀴 브레이크패드가 다 닳았으니 지금 교환해야 된다”면서 교체 비용으로 부품값과 공임을 합쳐 27만 원을 제시했다.

교체를 잠시 미룬 A씨는 인근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에서 타이어를 교환하면서 브레이크패드의 상태 점검을 요청했다. 티스테이션 직원은 "수명이 아직 많이 남았다"며 "교환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실제로 A씨는 주행 상 이상징후를 느끼지 못했던터라 계속 운행하기로 했고, 주행거리 4만km가 되자 정기점검을 위해 다시 성수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이날 성수서비스센터 직원은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 빨리 뒷브레이크패드를 교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점검 시 브레이크패드 교체가 시급하다는 안내를 받은 A씨는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인터넷 판매 가격이 매우 저렴한 것을 알고 즉시 주문했다. A씨는 브레이크패드가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인근 카센터를 방문했다.

그간 주행거리는 3,000km가량 늘어나 교체 당일 총 주행거리는 4만3,600km에 이르렀다.

   
▲ 새 브레이크패드(위), 기존 브레이크패드(아래)(출처=제보자). 패드 부분이 새거나 큰 차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닳지 않음을 육안으로 확인할수 있다.
   
▲ 최초 브레이크패드 교체를 안내받았던 3만km에서 1만3,600km를 더 주행한 4만3,600km에 교체를 했음에도 패드부분이 충분히 남아 있었다(출처=제보자).

카센터에서 브레이크패드를 탈거한 뒤 A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성수서비스센터에서 주행거리 3만km때부터 교체하라고 권유를 받았던 패드는 그후 1만3,600km를 더 주행한 4만3,600km에도 충분히 남아 있었던 것.

A씨에 따르면 카센터 정비사도 “브레이크패드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니 한참 더 타다 교환해도 된다”며 교체를 말릴 정도였다는 것.

카센터 직원은 버니어캘리퍼스로 남은 패드부분을 측정했다. A씨가 구입한 새 패드(위쪽)의 폭은 7.5mm였는데 기존패드(아래쪽)는 가장 많이 닳아진 부분이 5mm나 남아있었다. 4만3,600km 닳아지는 과정에서 2.5mm가 소모됐으니 계산상으로 앞으로도 5만km 이상 주행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A씨는 “4만km를 넘게 탄 뒤에도 5mm가 남아있는데 닛산 공식서비스센터는 3만km때부터 교환을 종용했다”면서 “멀쩡한 부품을 교체하려는 행태에 정말 실망”이라고 말했다.

▶'이상 마모' 판단…교체 안내

이에 대해 성수서비스센터 측은 A씨의 차량을 점검한 결과 양쪽 브레이크 패드에 이상 마모(마모도가 서로 다른 상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6개월 또는 1만km 이내에 교환이 필요한 상태로 봤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브레이크패드는 안전 상 중요한 부품으로 차량 상태를 보고 안내한 것”이라며 “패드의 교체주기는 운전자 습관이나 환경 등에 따라 수명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브레이크패드는 단순히 마모 정도뿐만 아니라 디스크 상태, 편마모 여부 등 다양한 원인으로 교체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 “만약 교체 안내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한다면 다양한 부분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모품의 경우 사전에 교체주기에 대한 설명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며 “만약을 대비해 영수증, 정비내역서 등 근거자료를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교체비용, 27만원 vs 8만원

이뿐만이 아니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서 알티마용 브레이크패드를 알아보니 배송비 포함 6만 원이었다. 인근 카센터에 공임을 문의하니 2만 원이었다. 부품값에 공임을 합쳐 총 8만 원이면 교환할 수 있었다.

A씨는 “아무리 순정부품을 사용하고 공식센터에서 교체를 한다해도 시중에서 8만 원이면 될 브레이크패드 교체를 27만 원이나 요구하는건 너무 한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닛산 관계자는 부품가격과 공임비에 관련해서 “A씨의 경우 당시 개선된 브레이크패드를 권유받아 다소 비용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닛산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입차 중에서는 비교적 부품값이 저렴한 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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