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주관적인 리뷰이며 일부 영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음악영화는 다른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원스>, <비긴 어게인> 등 음악영화로 유명한 존 카니 감독이 신작 <싱 스트리트>를 들고 나타났다.

과거 80년대 아일랜드의 고등학생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만큼, <원스>와 <비긴 어게인>에서 보여줬던 성인 남녀의 이야기가 아닌 싱그러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상영관에 들어섰다.

▲ 영화 <싱스트리트>

관객들은 소소한 장면에서도 극장이 시끌벅적해질 정도로 다 함께 웃음이 터졌고, 감정적인 장면에서는 모두 하나같이 숨을 죽였다.

영화 속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장면에는 실제 미니-DV 캠코더로 촬영한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아마추어 느낌은 존 카니 감독의 전매특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80년대 아일랜드 고등학생의 옷차림, 화장법 등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됐다. 또 익숙하지 않던 80년대 음악을 마음껏 들어볼 수 있던 좋은 기회였기도 했다.

사실, 이 영화를 끌어가는 주연 배우들은 이번 작품이 데뷔작인 연기자도 있을 만큼 ‘초짜’ 배우들로 구성됐다.

<비긴 어게인>에서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 애덤 리바인 등 유명 인사들을 내세웠다면, <싱스트리트>는 신선한 배우들로 성공적인 조합을 이끌어냈다.

▲ 영화 <싱스트리트>

주인공 역의 ‘코너(페리다 월시-필로)’는 대기 시간이 긴 탓에 영화 오디션 장을 떠나려했던 소년이었고, 그의 밴드 내 작곡을 도맡아 하는 토끼 소년 ‘에먼(마크 맥케나)’도 이번이 첫 작품이다. 밴드 매니저로서 톡톡히 감초역할을 해낸 ‘대런(벤 캐롤란)’ 또한 그렇다.

이런 풋풋함은 나이 어린 남·녀간의 애틋함과 간절함을 극 속에서 표현해내기에 최적의 선택으로 보인다. 베테랑 연기자들이 가질 수 없는 자연스러움이 잘 살아났다.

‘코너’의 친형 ‘브랜든(잭 레이너)’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긴 머리에 다소 투박한 행동으로 거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코너의 정신적 지주로서 동생을 응원하는 든든한 ‘형’의 모습을 잘 표현해낸 느낌이다.

여주인공 ‘라피냐(루시 보인턴)’는 자신을 위해 만든 곡에 공감하며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은 내내 잊히지 않는다.

또한, 유명 미드 시리즈 ‘왕좌의 게임’으로 국내에 얼굴을 알린 ‘에이단 길렌’을 ‘코너’의 아버지로,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한 ‘마리아 도일 케네디’를 어머니 역할로 캐스팅하는 등 연기파 배우들을 곳곳에 배치시켜 극의 무게감을 놓치지 않았다.

▲ 영화 <싱스트리트>

극이 마무리되며 마룬5의 보컬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로 엔딩곡 ‘GO NOW’가 흘러나오는데, 서로에게 의지하며 타지로 떠나는 두 남녀를 감싸주는 듯한 잔잔한 멜로디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들었다.

열린 결말은 더욱 잔상을 남게한다.

어리기에, 학교 앞 여성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 소년이었기에, 좌절감을 맛본 여자이기에, 사랑에 빠진 남녀였기 때문에 가능했고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영화관을 걸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머리에 맴도는 영화 삽입곡들을, 집으로 오는 길에 다시 한 번 찾아 들어보면서 존 카니와 신예 배우들의 ‘작품’에 반해버린 나였다.

P.S 영화 삽입곡 중에서도 ‘To Find You'와 ’UP'은 지금까지도 기자의 플레이스트 속에서 출퇴근길을 함께하는, '강력 추천'곡이다.

드라마, 106분, 아일랜드,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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