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성 무역 장벽 우려 화장품 업계 ‘모니터링 강화’…관광업계 ‘양국 입장’ 중요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지난 8일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인의 소비가 큰 화장품 및 면세점 업계에 불똥이 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중국인 특수를 누리고 있는 만큼 이번 사안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만일 이번 사드 배치가 반한 감정을 자극시킨다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계의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다.

▶반한감정에 韓화장품 영향 얼마나?

13일 업계에 따르면 사드배치로 인한 매출 영향은 없었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사드배치가 확정된 지난 8일 화장품 관련주 주가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배치 발표 일에 주가가 4.42% 떨어졌다. 8일 종가는 42만1,500원으로 전일 대비 1만9,500원 하락했다.

LG생활건강도 발표 당일 주가가 4.49% 급락했다. 이날 종가는 112만8,000원으로 전일 보다 5만3,000원 감소했다. 11일에도 약세를 이어가 종가는 108만8,000원에 그쳤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화장품에 대한 허가지연이나 통관보류 등의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사드 배치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무역 제재가 나온다면 비정상적 루트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대한 제재일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대부분 중국 매출은 이미 정식 루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브랜드력 또한 확실하게 갖추고 있어 규제 강화에 의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여행 및 면세점 등 관광 관련 업종 주식도 '약세'

관광 관련 업종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사드 배치에 따라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는 사드 배치 결정이 내려진 8일 당시 주가는 3.05%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7만9,900원으로 전일 대비 2,900원 떨어졌다. 11일 종가도 7만7,800원으로 그치며 2,100원 감소했다.

8일 모두투어의 주가도 1.05%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당시 종가는 2만8,350원으로 전일대비 300원 감소했다.

중국 관광객 소비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도 상황은 좋지 않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총 매출(81억4,257만 달러의 55%에 달하는 44억7,574만 달러)는 중국인 관광객이 올려준 매출이다.

여행업계는 사드 배치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A여행사 관계자는 “주가 하락같은 경우 여행객이 줄거나 매출에 타격을 입어서라기 보다는 사드배치 관련한 심리적 영향이 컸다”며 “사실상 중국인 관광객이 여행이라는 명목 하에 지출하는 비용은 아직까지 큰 편이 아니라 크게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B여행사 관계자는 또 “센카쿠 열도 사건으로 방일 중국인이 크게 줄었던 사례를 떠올리며 한국 관광금지 조치 등의 우려도 큰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행 제한을 하기는 쉽지 않다”며 “외교적인 문제를 자극할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현실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면세점도 아직까지는 매출이나 방문객의 변화는 크지 않고 국내 관광산업에 있어 중국인 비중이 크다 보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C면세점 관계자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은 없다”며 “만약 이번 사드 배치로 반한 감정이 커져 중국인들의 방문이 줄어든다면 면세점, 백화점 등 유통 분야의 매출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D면세점 관계자는 “양국 입장을 지켜봐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외교적인 상황을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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