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현대 적자전환 비롯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메리츠종금 2분기 영업익 수위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증권업계가 올 2분기 전반적으로 우울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주가 흐름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현대증권 '적자전환'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001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지난 1분기 912억 원 영업손실에 이어 영업손실 규모가 커지는 모양새다. 이로써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 규모만 1,913억 원에 달한다.

2분기 매출액은 1,5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당기순손실은 738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KB금융지주로 편입을 앞 둔 현대증권은 2분기 영업손실이 55억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5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13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87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9,0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672억 원으로 13.1% 쪼그라들었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 680억 원(-61.0%), 한국투자증권 622억 원(-60.7%), 미래에셋대우 536억 원(-65.1%), 키움증권 475억 원(-43.0%), 대신증권 431억 원(-36.0%), 유진투자증권 190억 원(-19.0%)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이하게'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만이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681억 원(6.16%), 49억 원(151.76%)기록하면서 전년동기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영업이익이 1,092억 원으로 22.4%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832억 원으로 8.8% 줄었지만 2분기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이익을 실현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측은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던 지난해 2분기의 기저효과로 이번 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LS 여파 등 원인…증권주 일제히 하락

증권업계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중국 등 해외 증시 급변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자체 헤지 규모 확대)이 지목된다.

고수익 효자상품으로 여기며 경쟁적으로 ELS 판매에 열을 올렸던 증권업체들이 홍콩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급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ELS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부메랑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증권의 경우 ELS 평가손실이 약 350억 원 발생했다. H주 ELS 자체운용 부문에서 배당 예상치를 하향 조정해 평가손실이 발생한 탓”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체 헤지 물량을 늘렸다가 ELS 역풍을 제대로 맞은 한화투자증권의 여승주 사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ELS의 대규모 운용 손실로 큰 폭의 적자를 냈지만 ELS 운용과 리스크 관리, 시스템 보완 등 필요한 조치를 마쳤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증권업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분기는 결산을 앞두고 영국의 브렉시트 사태까지 더해져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탓에 예상대로 부진한 성적을 내놓긴 했지만 우려했던 만큼의 수준은 아니라는 것.

전문가들의 다소 긍정적인 평가에도 증권업계 2분기 부진한 영업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가 소폭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 17일 키움증권은 전일 대비 3.1%(2,500원) 하락한 7만8,2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2.51% 하락한 2만5,200원에 거래가 종료됐다.

삼성증권(3만6,900원, -1.07%), 한국투자증권(4만2,800원, -0.7%), 메리츠종금증권(3,585원, -3.37%), 한화투자증권(2,660원에, -1.85%), 미래에셋대우(8,560원, -2.73%), 현대증권(7,020원, -0.57%), NH투자증권(1만350원, -1.43%) 등도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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