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공모주, 주가상승률 '눈길'…전문가 "고수익 보장 없어, 묻지마식 투자 위험"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1%대 초저금리 기조 속 올해 상반기 증시에 신규 상장한 공모주의 평균 수익률이 20%를 웃돌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도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빅3 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 넷마블게임즈가 출격을 준비 중이다.

세 업체는 공모금액만 5~6조 원, 시가총액으로는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증시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공모주라고 해서 무조건 ‘상장빨’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투자자들의 안목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공모주 효과” 누가 누가 웃었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총 20개 회사가 IPO를 실시했으며, 올 상반기 공모주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 평균은 30%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상장한 새내기주 중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쏠쏠한 수익을 안겨준 곳은 대체로 바이오산업 쪽이었다.

지난 2월말 공모가 2만1,000원에 코스닥에 입성한 큐리언트는 상장 당일 시초가 3만3,900원으로 시작해 지난 7월 종가기준 5만8,3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무려 177% 급등한 수치다.

이는 앞서 수요예측 조사에서 국내외 총 814개 기관이 참여해 709.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 덕이다.

지난 6월 공모가 1만8500원 대비 100% 오른 3만7000원의 시초가에 거래를 개시한 녹십자의 자회사 녹십자랩셀도 하루 만에 공모가 대비 2배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으며, 같은 달 장중 한 때 6만5,600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인기 고공행진이 이뤄졌다.

이밖에 같은 달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 에스티팜 등도 공모가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상황으로 위험 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하는 필요성은 높아졌으나, 투자자들은 주식펀드보다는 공모주펀드 등 혼합형 펀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모주의 그림자…오픈빨 끝나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14년 만에 돌아온 해태제과식품(이하 해태제과)의 공모주 청약에 2조3,000억 원이 넘는 시중 자금이 몰리는 등 그 어떤 업체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경쟁률은 무려 264.9 대 1.

공모가 주당 1만5,100원이었던 해태제과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급등하며 장중 한 때 6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공모가 대비 4배 오른 6만 원에 장를 마감했다. 화려한 입성이었다.

그러나 과열양상을 보이던 해태제과의 주가는 이후 점차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현재(26일) 해태제과의 주가는 최고점 대비 3분의 1토막 난 2만3,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여전히 공모가의 1.5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며 높은 수익률을 구가하고 있지만 한 차례 광풍처럼 몰아치던 ‘상장빨’이 사라진 해태제과 주가 흐름은 어쩐지 아쉬움이 남는 모습이다.

올해 코스닥 상장 1호 기업인 한솔씨앤피 주가 역시 상장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지난 4월 주가가 장중 2만6,000원까지 뛰면서 공모가 1만3,000원의 두 배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주가는 1만6,000원에 머물러 있다.

이 밖에 대림씨엔에스, 동양파일, 아이엠텍 등 공모가보다 현재 주가가 저조한 업체도 존재한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중국 완구업체 헝셩그룹은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0.77대 1을 기록하며 미달 사태까지 빚어졌다.

헝셩그룹은 상장 첫 날인 지난 18일 공모가 3,600원을 밑도는 3,24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오전 장중 한 때 약 15% 내려간 2,680원에 거래됐다. 이틀째부터 반등을 시작해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헝셩그룹은 현재 전 거래일 보다 9.10% 하락한 3,745원에 장을 마감해 공모가 언저리에서 머물러 있는 상태다.

또한 당초 이달 25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던 가구업체인 까사미아는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상당수의 기관투자자가 공모가 밴드인 2만~2만4,000원을 밑도는 금액을 제시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시대 수익이 높은 공모주가 대안투자처로 각광받고 있지만 개인이 공모주 종목을 분석해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스스로 분석하기 쉽지 않을 때는 공모주라고 해서 묻지마식 투자를 하기 보다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모주라고 해서 모든 종목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IPO 수급현황 등 전반적인 공모주 시장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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