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원 이하 상품 비중 증가세…김영란법·1인가구 영향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올해 추석에는 지난해에 이어 실속형 세트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1인 가구 트렌드를 반영한 추석 선물도 새롭게 구성됐다.
▶지난해 이어 ‘실속형’ 선물 세트 인기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속형’ 선물세트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1일까지 판매한 사전예약 선물세트에서 가격 부담을 확 낮춘 5,900원 짜리 양말 선물세트부터 1만 원대 실속 세트까지 실속 상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G마켓이 추석을 앞두고 주요 명절 선물의 가격대별 비중을 조사한 결과 71%가 5만 원 미만의 실속형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5만 원 이상 제품이 45%를 차지한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올 추석 예약판매(8월 4일~28일) 최종 실적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고가 선물이 포진한 축산, 수산, 농산 실적은 한자리 수 신장에 그친 반면 가격이 저렴한 와인, 주류, 건강 장르는 고신장을 이뤘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은 전년대비 2.1% 소폭 신장했지만 5만 원 이하 실속선물은 55.8%로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유통업계는 지난해보다 실속세트 물량을 전년 보다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5만 원 이하 선물세트의 물량을 청과, 가공식품, 와인 등을 중심으로 30% 확대한다. 대표 상품은 ‘산들내음 알찬 사과·배 세트(4만5,000원)’, ‘골드키위세트(4만8,000원)’, ‘프랑스보르도 실속 세트(4만5,000원)’ 등이다.
롯데백화점, 롯데닷컴도 가성비 상품의 인기에 5만 원 이하의 실속형 선물세트 물량을 예년 보다 늘려 준비했다.
AK플라자도 5만 원 이하의 가성비 상품인 ‘천녀미인 마이위시 세트(2만5,000원)’, ‘천연담아 천연조미료세트(3만2,000원) 등을 준비해 실속세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형 소비와 김영란법 시행, 가성비 선호 트렌드를 반영해 5만 원 이하의 선물세트의 물량 및 구성을 확보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 구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1인 가구 겨냥 선물세트도 등장
가성비와 함께 올해 트렌드로 자리 잡은 ‘1인 가구’ 시장을 공략하는 선물세트도 대거 등장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한우육개장, 한우설렁탕 등 ‘가정간편식’을 싱글세트 선물로 구성해 판매 중이다.
신세계는 1인 가구에게 맞게 미니 포장한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3마리 굴비’, ‘용량을 마음대로 선택하는 한우, 과일’ 등을 선보이며 변화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에 선물세트에도 변화를 줬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상급의 봄 조기를 엄선한 굴비세트와, 부위·용량·등급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한우, 과일 종류·개수를 선택할 수 있는 과일 선물 등 미니포장 선물을 마련했다”며 “미니포장 등 다양한 추석 선물로 올 추석 선물 수요를 선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소포장 제품이 등장한 것으로는 사회적 분위기와 불황에 쪼그라든 소비 심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가 선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한우 및 굴비 판매는 예년 같지 않다”며 “이러한 상황 탓에 용량 및 포장을 줄인 ‘소포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