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어느 것 하나 불안하지 않은 것이 하나 없다.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송염' 치약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CMIT/MIT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업계 1위의 화장품 회사지만 치약을 비롯한 생활화학 제품도 꾸준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메디안', '송염' 치약은 굳이 아모레퍼시픽이라는 사명을 붙이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다.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포함됐다는 발표 후 알고보니 계속 써 오던 치약이 해당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끊임없이 생활화학 제품에 대한 안전성이 문제가 제기 된 만큼 논란이 일자 아모레퍼시픽은 바로 다음날 사과와 함께 사용 유무, 영수증, 구매처 등에 관계 없이 조건없는 환불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상당히 빠르고 단호한 의사결정이었다. 저지른 과오는 제외하고 빠르게 리콜을 결정한 점은 칭찬할만 하다.

그런데 소비자가 손해보는 느낌은 왜 일까.

일단 소비자들이 환불을 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가지고 환불 가능한 매장으로 직접 방문해야 했다. 200g짜리 치약이 3,500원, 100g짜리는 1,500원으로 이 금액을 돌려 받기 위해 굳이 발품을 팔아야 했다.

때문에 환불 조치에도 사용을 중단했을 뿐 환불을 포기하고 제품을 폐기한 소비자들도 많았다.

아모레퍼시픽은 본인들의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더 이상의 보상은 없었다.

지난해 1조 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아모레퍼시픽이 소비자들의 편의는 전혀 고려치 않은 환불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136억4,1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8.6%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성장한 5조6,612억 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이번 치약 파동이 일기 전 아모레퍼시픽은 이러한 성분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 대단한 실적 뒤에 가려진 어처구니없는 실수에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뿐이다.

정말 책임을 통감한다면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리콜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번 사태로 잃은 것은 소비자의 ‘신뢰’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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