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도대체 누가 받고 있는 것일까? 은행권에서 연 1%대의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 무려 9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협은행으로부터 받은 연 1%대 저금리 대출 특혜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된 된 일명 ‘황제 대출’ 논란이 은행권 전반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국감을 통해 지적이 잇따름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의 우대금리 산정 기준과 현황에 대한 전면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대 특혜대출·황제금리 의혹 ‘일파만파’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기준 16개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중 연 1~2% 미만 대출건수는 8만8,597건, 대출잔액은 2조9,879억3,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민병두 의원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통상 2% 후반대로 2% 미만 대출은 상당한 금리혜택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 비해 특혜를 받았는지 감독당국이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에서도 1%미만 특혜금리 문제가 심각하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기업자금대출 가운데 연 1% 미만 대출건수가 7만6,627건에 달할 정도로 기업대출의 황제금리 문제도 심각하다"며 "대기업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어 어떤 근거로 1%대 대출이 이뤄진 건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농협銀 황제대출 90% '공무원'

이번 논란에 시발점이 된 건 NH농협은행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1%대 특혜대출을 했다는 의혹과 구설에 휩싸이면서부터다.

여기에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NH농협은행이 공무원들에게 무더기로 1%대 금리를 챙겨준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농협 측은 또 한 번 황제대출 의혹 관련 논란에 중심에 서게 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NH농협은행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낮은 금리 기준으로 상위 100위 안에 드는 NH농협은행 신용대출자 가운데 89명이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기업 인사도 4명이 포함돼 초저금리 `황제대출` 금리를 적용 받은 상위 100명 가운데 93%가 공직자이거나 준공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상위 100명의 대출금리는 연 1.84%로 NH농협은행의 1·2등급 우수 신용대출자 평균 금리인 2.93%보다 1%포인트가량 더 낮은 수치다. 한마디로 일반인들은 쉽게 받지 못할 금리 혜택을 받아온 것이다.

이에 대해 NH농협은행 한 관계자는 “1% 미만 대출 건 대부분이 이공계 학자금 및 지자체 협약자금 등 정책자금을 다수 취급하는 농협은행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 1%대 신용대출자 상위 100명중 90명이 공무원인 것도 5급 신규 임용 사무관 단체대출 65명, 공무원 퇴직금담보대출 5명인데 이는 5급 임용 사무관 단체대출이 우량 고객 선점을 위한 영업전략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대출 우대금리에 대한 전면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의 저금리 대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이 특혜 대출 의혹을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데에 따른 후속조치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은행마다 자율적으로 금리를 결정하는데 그에 관여하기가 마땅치 않다"면서도 "금리 산정의 적정성과 관련해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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