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M&A 실패·영업익 하락 등 불안 요소…플랫폼 사업 성과 기대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연말 SK그룹의 임원 인사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의 유임이 일찌감치 결정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업체인 SK텔레콤, KT 등의 인사 발표 결과에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

특히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의 경우 올해 중요한 현안 중 하나였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실패와 더불어 최근 부진한 실적 등의 요인으로 일각에서 연임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장 사장이 취임 후 모든 역량을 집중했던 플랫폼 사업에 최근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함에 따라 유임론도 힘을 얻고 있어 SK그룹의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장동현 SK텔레콤 대표이사(출처=SK텔레콤 홈페이지)

지난 2014년 1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장동현 사장은 2000년 재무기획팀장으로 시작했다. 이후 2004년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2010년 전략기획부문장에 올랐고, 2011년 마케팅부문장을 지내다 2014년 1월 SK플래닛 COO를 역임했다.

SK텔레콤 및 자회사의 핵심 직책을 두루 경험한 장동현 사장은 지난해 연임에 가뿐히 성공하면서 올해로 2년째 SK텔레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장 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4월 기자간담회에서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을 통해 오는 2018년까지 기업가치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텔레콤이 내놓은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이란 ‘3C 기반 생활가치 플랫폼’ 개발, ‘통합 미디어 플랫폼’ 진화, ‘IoT 서비스 플랫폼’ 육성을 뜻한다.

현재 포화 상태에 빠져 정체돼 있는 이동통신산업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 성장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장동현 사장은 CEO 직속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 단말기 등을 총괄하는 디바이스 지원단을 신설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별도의 기획부서까지 만들어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또한 SK브로드밴드를 완전자회사로 흡수하는 등 플랫폼 회사로의 체질 개선 작업을 거치는 동시에, CJ헬로비전 인수에 지대한 공을 들이며 강력한 미디어 사업자로 발돋움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의 극심한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난 7월 정부가 최종적으로 양사간 M&A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상처만 남긴 채 좌초됐다. 당시 문책성 인사에 대한 가능성이 처음 흘러나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적도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올해 SK텔레콤은 3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하락하며 장 사장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SK텔레콤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4,2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나 빠지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사와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영업이익은 상승했지만 SK플래닛 등 일부 자회사의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전체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유임을 점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SK텔레콤이 통신 회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사업을 처음부터 구축해 온 장 사장이 역할을 계속하는 것이 사측 입장에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 불발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청와대의 외압에 휘둘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책임론에서 일부 자유로워진 장 사장의 유임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따로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다만 최근 언론에서 유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예년에 12월 중순쯤 인사 발표가 났던 것에 비춰볼 때 다음주쯤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늦춰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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