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단종을 발표한 뒤, 지지부진하던 국내 회수율이 어느덧 94%를 돌파했다.

갤럭시노트7의 국내 판매량을 약 95만 대로 추산했을 때 현재 회수되지 않은 단말기는 약 5만여 대로 파악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회수율 100%를 달성하기 위해 충전을 제한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이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네이버 카페 ‘갤럭시노트7 계속 사용하고 싶어요’에는 1만2,000명 이상의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가입해 삼성전자의 일방적인 회수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

카페에 접속하자마자 ‘현재 진행하고 있는 내용증명 외에 집단소송 추진 등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회수를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나도록 사용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교환·환불을 거부하고, 마지막까지 항전하겠다는 카페 회원들의 다짐은 사뭇 비장하다.

사실 소비자들은 이미 지난해 10월과 12월에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단체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삼성전자는 보상은 이미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추가 보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여기에 오히려 삼성전자는 “올해(2016년)를 넘기면 교환·환불에 따른 혜택은 물론, 사후지원 서비스도 받아볼 수 없다”며 소비자들을 압박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한 제품 회수라고 해명하지만 이 문제를 떠나 삼성전자 단말기에 대한 애착을 가졌던 소비자들을 위한 사려깊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충분한’ 보상이라는 삼성전자의 표현에도 소비자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들은 잠재적으로 폭발 또는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었으며, 실제로 사고를 경험한 소비자들도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자신의 과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말기 할부금을 일부라도 면제받기 위해서 원치 않는 단말기를 약정을 걸고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교환·환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공된 모바일 쿠폰은 삼성제품을 사는데만 사용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소비자들은 도대체 누구의 기준에서, 어떤 보상이 충분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혹자들은 블랙컨슈머들이 결함을 빌미로 보상을 더 뜯어 내려는 수작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허나 여전히 갤럭시노트7이 현존하는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며, 울며 겨자먹기로 회수에 동참하면서도 아쉬움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매번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열렬히 화답해 준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삼성전자는 정말 '충분한' 보상을 했는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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