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폭발, 글로벌 1위 자존심 구겨…中 전기차 배터리 인증 실패 '난항'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삼성SDI(대표 조남성)가 잇따른 악재에 고민이 깊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모범 규준 인증에서 탈락한데 이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 문제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믿었던 갤럭시노트7…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7에서 폭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삼성전자는 결국 지난 19일부터 전제품을 교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탑재된 삼성SDI 배터리 대신에 중국 ATL사 배터리를 사용하기로 했다. 소형 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자부하던 삼성SDI는 시장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됐다.

소형 전지 부문은 삼성SDI 전사 매출에서도 약 40%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배터리 공급량은 상당하다.

때문에 업계는 오는 3분기 삼성SDI의 적자 규모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를 이어 왔지만 올해 2분기 영업 손실 542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 1분기 영업 손실 7,038억 원에 비해 액수를 크게 줄였다.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출시와 함께 수익성 개선을 희망하던 찰나에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나게 됐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 2분기 오랜만에 이익 개선에 성공하며 향후 기대가 컸기에 더 아쉬운 상황”이라며 “삼성SDI가 소형 배터리 부문에서 최악의 악재를 겪으면서 주가도 당분간 약세 흐름을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했다.

▶녹록지 않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골치’

삼성SDI는 스마트폰 등에서 사용하는 소형 배터리 외에도 BMW, 아우디,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등의 차량에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시안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등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하면서, 해외 기업들은 중국 시장 진입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사드 배치 등 외교 문제까지 겹치며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초 중국 정부는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니켈, 망간, 코발트로 양극을 만든 고밀도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했다.

또한, 지난 6월 삼성SDI는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 규준 인증에서 탈락했다. 현재 5차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헝가리 등 유럽에서도 최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지만, 해외 생산 법인 역시 영업 손실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아직 중국 전기차 5차 인증과 관련해 추가적인 소식은 없지만 잘 준비해 통과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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