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비 등 106만 원 환불 불가…간판·상호명·홈페이지 등 그대로 사용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최근 한 소비자가 블랙박스 수리차 서비스센터를 찾았다가 허위 업체임을 파악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회원제 권하더니…이상한 서비스 센터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거주 중인 김 모 씨는 지난 6일 사용 중이던 블랙박스가 고장나 집 근처 다본다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서비스센터 사장은 수리에 앞서 기존 다본다 VVIP 서비스를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을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새 상품은 월 2만9,800원씩 부담하면 6년간 무상수리 및 SD교체, 새로운 블랙박스 설치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김 씨는 사장의 권유에 따라 기존 다본다 VVIP 서비스를 해지하고 납부한 39만2,000원을 즉석에서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새 회원제 가입을 위해 서비스 계약서를 작성하던 도중 김 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사전에 이야기 된 것처럼 매월 2만9,8000원을 내는 것이 아니라 214만5,600원(2만9,800원x72)의 금액을 36개월 할부로 지불해야한다는 것. 블랙박스와 외장배터리 설치에 관한 금액 및 제품 설명 또한 일절 없었다.

김 씨는 "이상한 점을 느끼고 계약 철회를 요구하니, 이미 설치한 블랙박스와 외장배터리 106만 원어치는환불이 안된다더라"라며 "계약서에 제품 가격도 적혀 있지 않고, 자세한 상품 설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업체가 다본다 서비스센터를 사칭한 유사업체였다는 것이다.

황당한 것은 애초에 사장은 간판은 '다본다'였지만 '네비원'이라는 업체와 계약된 서비스센터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실이 아니었다.

김 씨는 "버젓이 다본다 간판을 달고 있는데, 설명은 네비원과 계약한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며 "더 황당한 것은 사실을 확인해 보니 네비원과도 계약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현재 해당 서비스센터 측에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전액 환불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다본다-네비원, "우리 서비스 센터 아냐"

실제 컨슈머치가 다본다와 네비원 두 업체에 확인한 결과, 해당 서비스센터는 두 업체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비원 관계자는 "자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이라면서 "김 씨의 경우 자사에는 가입돼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본다 측에서도 해당 지점은 정식 서비스센터가 아니라고 밝혔다.

다본다 관계자는 "최근 다본다를 사칭하는 유사 업체들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자사는 200만 원이 넘는 블랙박스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다"고 말했다.

   
▲ (출처=다본다 홈페이지)

실제로 김 씨와 같은 사칭업체들로부터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늘자 다본다 측은 자사 홈페이지에 '다본다 블랙박스 불법 유사 대표번호 주의'라는 팝업메시지 게시하고 있다.

또한 공지사항을 통해 VVIP 회원 가입 계약서를 공개해 소비자들이 불법업체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본다 관계자는 "과거 계약을 해지했던 업체들이 일부 있는데, 여전히 상호와 웹사이트 등을 똑같이 이용하고 있지만 회사 사정상 여력이 없어 일일이 대처하지 못했다"며 "조금 늦었지만, 현재 해당 업체들과 소송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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