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지사업 흑자전환 실패, '롯데케미칼'에 영업익 1위 내줘…중국 리스크 여전, GM볼트 지지부진 골머리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4분기 전지 사업 부문에서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1조 원을넘어섰다. 하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하면서 영업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지 부문, 흑자 전환 실패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매출 5조5,117억 원, 영업이익 4,61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비 9.3%, 영업이익은 31.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지 부문에서는 매출 1조594억 원, 영업적자 3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은 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로써 LG화학은 지난 한 해 매분기마다 전지 부문에서 흑자전환을 이뤄내지 못했다. 2016년 전체로는 493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에도 LG화학 전지 부문의 전체 영업이익은 5억 원에 불과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최근 몇 년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오고 있음에도 적자를 보고 있는 전지 사업이지만, LG화학은 투자 규모를 더욱 증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LG화학은 "올해 총 2조7,600억 원 중 전지사업 부문에 약 9,0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전체 투자 중 70% 가량은 해외 생산기지 확대가 될 것"이라고 공개했다. LG화학이 발표한올해 투자예산은 전년비 39% 가량 증가한 규모다.

한편, LG화학은 정보소재 및 전지 부문에서 부진하며 지난해 롯데케미칼에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줬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3조2,235억 원, 영업이익 2조5,478억 원을 기록했다. LG화학(매출 20조6,593억 원‧영업이익 1조9,919억 원)보다 매출은 약 7조 원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약 5,500억 원 높았다. 롯데케미칼이 영업이익에서 LG화학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이익 수준 자체가 낮진 않지만, LG화학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정보소재 부문의 적자 폭을 줄이지 못했고, 전지 부문 역시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여전한 중국 리스크와 부진한 GM볼트

중국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규제로 인해 LG화학이 관련 인증을 받는데 시간이 길어지며, 여전히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에 대해 “LG화학 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차들은 이번에도 보조금 명단에서 제외됐다”며 “지난해 중국 현지 난징 공장 가동률은 20%대로 저조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LG화학의 고객사 중 한 곳이었던 베이징현대가 협력업체를 LG화학이 아닌 다른 곳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베이징현대차를 필두로 향후 중국 시장내 LG화학의 협력 업체들의 줄이탈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조금을 받지 않는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소비자로 하여금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 평가다.

또한, 최근 미국 시장에서 출시된 순수전기차 GM볼트(Bolt)이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판매 실적이 기대만 못하다. GM볼트에는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난해 12월과 1월 GM볼트는 미국에서 각각 579대, 1,162대가 판매됐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볼트(Volt)가 지난 1월 1,611대, 지난해 12월 3,691대 팔린 것에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KTB증권 관계자는 “중대형 배터리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GM볼트의 판매가 아직 부진한 상황”이라며 “캘리포니아와 오레곤에서만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금의 판매량 추이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2세대 전기차 배터리 매출이 본격화되고 ESS전지 물량 증가 등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 폭을 대폭 줄였다”며 “올해 전지 부문의 경우 전기차 프로젝트 수주 우위를 강화하고 신시장 중심 사업확대 및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시장의 경우 배터리 인증 문제가 해결되면 전년비 60%, 그렇지 못한다면 3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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