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고객보장 최고" 인사말과 달리 자살보험금 미지급…금감원 'CEO 해임 권고'할까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이 강조한 ‘고객보장을 최고로 잘 하는 회사(고객보장 No.1)’라는 비전이 무색하다.
교보생명은 금융감독원의 강도 높은 지급 요구에도 자살보험금 지급을 마지막까지 거절하고 있는 생명보험사 중 하나다.
![]() | ||
| ▲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 ||
교보생명의 이러한 행보는 그동안 재계에서 ‘사람을 살리는 의사 출신 CEO’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신창재 회장의 평소 신념과 정반대의 행보이기에 실망감을 더하고 있다.
한 집안에 자살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집안 사정이 극도로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이며 자살자로 인해 남은 대다수 가족의 생활은 극도로 피폐해짐은 불보듯 자명해 보험금 지급은 그 여느 보험계약자보다 절실한 경우가 많다고 하겠다.
신 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 산부인과 의사로 재직하다 故 신용호 회장의 부름을 받고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으로 처음 경영에 나섰다.
당시 IMF 외환 위기로 경영난을 겪던 교보생명을 지금까지 이끌어 오면서 신 회장은 ‘생명을 다루는 일은 의사나 보험업이나 마찬가지’라며 인간 중심, 사람 중심을 외쳐왔다.
지난해부터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였다.
금융당국인 금감원은 시종일관 소멸시효와 관계없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생명보험사에 촉구해 왔는데 교보생명은 마지막까지 전액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회사들중 하나다.
자살보험금 문제에 있어 금감원은 여느 때와 다르게 보험사들에 초강경 제재를 통보하며 압박해 갔고 동부, KDB, 알리안츠, 현대라이프 등이 차례로 ‘백기’를 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는 생보사는 교보생명을 비롯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이다.
이들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배임 문제의 소지가 크다며 끝까지 지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향후 징계 수위가 기관·개인 제재로는 최고 수위인 영업권 반납과 최고경영자(CEO) 해임 권고까지 포함된 게 알려지자 일부 지급으로 급하게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해 12월 교보생명은 빅3 중 가장 먼저 지급 결정을 내렸는데 2011년 1월 이후 발생한 자살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고, 그 이전의 건에는 보험금을 주지 않는 ‘일부’ 지급이었다.
이는 금융당국에 제재를 교묘히 빠져나가려는 꼼수로 해석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한 지급 과정에 있어서도 배임의 소지를 피해보겠다며 ‘보험금’이 아닌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가 여론의 비난을 받고 다시 자살보험금 지급으로 꼬리를 내리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근 교보생명이 자살보험금 문제를 놓고 보이고 있는 일련의 행보들은 평소 신 회장이 주창했던 고객 중심 경영에 정면으로 대치된다.
신 회장은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말로 기업이 더 큰 성공을 원한다면, 그것을 원하는 만큼 고객의 성공을 도와줘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소신을 피력해 왔다.
또 “보험업은 일반 제조업과는 달리 ‘사람’이 중요하다. 고객을 바라보는 마음과 신뢰가 중요하고, 고객들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고 생명보험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밝혔지만 이 모두 공염불에 지나지 않게 됐다.
결국 금감원은 오는 23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자살보험금 지급을 미룬 빅3 생보사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CEO 해임 권고’ 등의 중징계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교보생명은 유일한 오너 CEO로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어 초긴장 상태에 빠져있다.
CEO 해임 권고가 확정돼 오너인 신창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향후 회사 경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당장 올해 추진하고 있는 ‘상장’도 그 가능성이 희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 징계 조치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떠한 입장을 밝히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따로 대응책 마련을 할 수도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저 금감원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