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불안 화장품 업계 '캄캄'…회사 측 "색소 분야 히트제품 발굴 노력, 수익성 초점"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처음으로 적자전환을 맞았다.

정운호 전 대표의 각종 사건, 사고를 시작으로 회사의 악재가 그칠 줄 모르고 있는 가운데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운호 전 대표, 악재의 시작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의 실적 성적표는 부진을 넘어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매출은 2,6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6억 원, -12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이익이 163억 원, 당기순이익이 103억 원임을 감안하면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매출과 이익률이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은 정운호 전 대표가 100억 원대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되면서부터다.

원정도박을 시작으로 정 전 대표는 변호사 폭행, 법조계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로비 의혹,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각종 사건, 사고로 네이처리퍼블릭의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실제로 2014년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해 오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전 대표가 2015년 10월 실형을 선고 받으며 무산됐다.

현재, 상장은 전면 중단된 상태로 언제 다시 코스피 시장의 문을 두드릴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기업공개 실패는 네이처리퍼블릭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발목을 잡았다. 상장의 가장 큰 목표는 해외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였기 때문이다.

상장 무산 후에도 정 전 대표의 부재는 성장세를 걷던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고, 결국 정 전 대표가 보유 중인 지분 (73.88%, 560만5,920주)를 매물로 내놓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회사의 부진 탓인지 매각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회사 자체에 대한 매각이 아니고, 정운호 전 대표님 개인적인 상황으로 관련해서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오너 리스크 털자…호종환 대표 체제 오기까지

정운호 전 대표의 빈자리가 반 년 넘게 지속되자 오너 리스크는 점차 확대됐고, 결국 지난해 6월 내부 인사인 김창호 전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내세워 경영 안정화에 나섰다.

당시 김창호 대표는 1984년 LG생활건강 공채로 입사한 이후 더페이스샵 등에서 30년 간 경력을 쌓은 인재다.

 

악재 속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영 정상화라는 과제를 떠안은 김창호 전 대표는 오너 부재로 차질을 빚은 국내외 사업 부분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김 대표는 1년도 지나지 않아 12월 호종환 대표에게 수장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현재 김 전 대표는 부사장 자리에서 국내 사업부문을 맡아 리드하고 있다.

호종환 대표는 1983년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 공채로 입사한 뒤 약 35년간 근무한 화장품 전문가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에 경험까지 갖춘 전문가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 사업 내실화에 힘쓰고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해외 시장 사업을 확대 전개하기 위해 관련 경력과 노하우를 갖춘 호 대표를 모시게 됐다”면서 “김 전 대표의 경우 국내 영업본부만 담당하셨기 때문에 현재는 부사장의 자리에서 관련 업무를 보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업황 캄캄…실적 개선 ‘반전’ 이룰까

호종환 대표 체제의 네이처리퍼블릭 과제는 단연, ‘실적 회복’이다.

▲ 호종환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

관련 업계는 호종환 대표가 지난해 적자 수렁에 빠진 네이처리퍼블릭의 구원 투수가 될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내외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아 눈에 띄는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실제로 중국의 수혜를 받고 있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은 사드 보복으로 인해 전년 보다 쪼그라 들었고, 당분간도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증권가는 관련 업계의 업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조차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보다 6.2% 떨어졌고, 당기순이익도 15.0% 줄어든 상황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포스트 차이나 시장 등으로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 공략뿐 아니라 국내 사업부문도 강화해 수익성 개선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당사는 일반적 기초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나 올해부터 색소 제품군에서 히트제품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최근 색소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을 포착하고, 그에 발맞춰 관련 상품 개발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올해는 다른 것보다는 수익성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국내외 사업의 내실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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