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제품 가격 동결 공약, 최근 생산량 급감…신제품 공급 늘려 ‘인상’ 효과?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지난해 ‘깔창 생리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유한킴벌리가 꼼수를 통해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깔창 생리대’ 논란은 지난해 SNS를 중심으로 퍼졌는데,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생리대값을 감당하지 못해 신발 깔창을 대신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당시 유한킴벌리가 생리대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여성이라면 사용해야만 하는 필수품인 생리대를 한 번에 20%나 인상하겠다는 계획 자체도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지만 깔창 생리대 사연이 전해지면서 유한킴벌리는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됐다.

결국 유한킴벌리는 인상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동시에 유한킴벌리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기부하는 것과 함께 저렴한 라인의 생리대를 지속 생산하고 기존 3개 제품에 대한 가격은 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최근 유한킴벌 리가 일부 제품만 가격을 동결했을 뿐 신제품의 가격을 올리면서 결국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5월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난 뒤 바로 다음달에 신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유한킴벌리 손승우 이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상 계획을 철회한 것은 기존 3개 제품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기존 제품은 동일한 가격에 공급하되 신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한킴벌리는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제품의 생산을 줄이고 가격을 인상한 신제품의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보여진다.

컨슈머치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격 동결을 약속한 제품에 대한 생산계획은 극도로 적어 약속 이행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의문이 남는다.

실제로 한 소비자는 “현재 슈퍼나 대형마트 중에 좋은느낌 매직쿠션 제품(신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좋은느낌 생리대(기존 제품)가 있지만 이마저도 올 1월 이전 생산 제품이었다”면서 “좋은느낌 울트라 날개 중, 대형을 제외하고는 생산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가격이 동결된 기존 제품과 신제품을 병행 생산하면서 수익적인 면에서 유리한 신제품 공급을 늘리고, 기존 제품 생산은 소홀한 것을 의심해 볼만 하다”고 지적했다.

만약 추측처럼 공약을 내 건지 1년만에 가격을 동결한 제품은 소량 생산을 하고 가격 인상이 가능한 신제품 위주로 공급했다면 비록 선의로 한 약속이었지만 유한킴벌리의 도덕성에 금이 가는 것은 분명하다.

유한킴벌리 측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약속한 사항을 모두 잘 이행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미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150만 개 제품을 기부했고, 중저가 생리대도 출시하는 등 약속한 사항을 모두 잘 이행하고 있다”면서 “기존 제품 공급도 차질없이 진행 중이며 의도적으로 생산을 줄인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사회적 약자도 헤아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 좋은 제품, 혁신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에도 집중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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