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증권사 대상…업계 "여성 복지 개선, 여성임원 늘어날 것"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업체가 4곳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6개 업체도 여성임원 수가 1~2명에 그쳐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요직에 여성을 적극 기용하며 솔선수범 ‘유리천장 파괴’ 인사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는 여전히 여성 인재 기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여성에 대한 차별 해소와 직장 내 유리천장 타파에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의 여성 임원 비율은 전체 임원의 1.59%에 불과했다. 이는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의 여성 임원 평균인 2.4%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 국내 10대 증권사 여성임원 비율

회사별로는 NH투자증권이 전체 임원 46명 중 여성임원은 0명으로 집계됐으며, 한국투자증권 38명, 신한금융투자 15명, 하나금융투자 26명의 전체 임원 가운데서도 여성임원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모두 남성 임원으로만 구성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0.99%)는 남성임원 100명과 여성임원 1명으로 구성됐으며, 메리츠종금증권(2.94%)과 대신증권(3.12%), 키움증권(2.70%)도 여성임원 단 한 명씩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신증권의 경우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총수를 제외한 여성 임원은 ‘0명’으로 볼 수 있다.

10대 증권사 중 KB증권(3.84%)과 삼성증권(6.85%)만이 각각 여성임원 2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전체 여성직원 비율을 살펴본 결과 총 직원 수 1만3,582명 중 여성직원은 8,832명으로 39.40%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임원 비율이 1.59%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여성 직원들이 고위급 임원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깨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유리천장에 막혀 있음을 방증한다.

▲ 국내 10대 증권사 여성직원 비율

회사별로 메리츠종금증권이 전체 직원 1,492명 가운데 여성직원 수가 362명으로 여성 직원 비율(24.26%)이 가장 낮았다. 뒤를 이어 신한금융투자(36.70%), 하나금융투자(37.49%), 대신증권(37.77%), NH투자증권(38.89%), KB증권(39.93%) 순으로 낮았다.

삼성증권(40.00%), 한국투자증권(42.86%), 미래에셋대우(43.59%)의 경우 40% 이상의 비율로 여성직원들이 근무 중에 있다.

키움증권은 총 직원 596명 가운데 310명이 여성으로 52.01%의 비율을 나타내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여성직원 비율이 과반을 넘은 곳도 키움증권이 유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 보험, 카드 등 다른 금융업에 비해 남성 위주의 기업문화가 강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에는 회사마다 육아, 출산 복지도 잘 구축돼 있고 전체적으로 여성 직원 채용도 늘어나고 있어 향후 여성임원 비율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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