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공모방식 선택 '파격'…박재경 회장 권한대행·손교덕 경남은행장 하마평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속칭 ‘꺾기대출’로 주가 시세 조종에 개입한 혐의를 받아 구속 수감 중인 성세환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 전망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BNK금융지주가 본격적인 회장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은 현재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재판 진행 에 따라 복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회사 내부적으로 더 이상 비상경영체재로 회사를 운영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BNK금융은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박재경 부사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빈대인 부행장이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난 13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경영권 승계절차 개시를 결정한데 이어 19일 2차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경영승계 절차를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BNK금융지주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착수했다. 그 동안 회장에 집중된 권한의 분산을 위해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분리하기로 결정한 것.

기존 BNK금융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겸직하는 구조로 이어져 왔던 것에 대해 이번 일을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된 제왕적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현행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BNK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직에 외부 인사가 도전할 수 있도록 개방형 공모방식으로 선출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내용도 내놓았다. 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을 내·외부 공모 절차를 통해 뽑기로 결정했다.

그 동안 BNK금융 회장 후보는 내부 규정에 따라 사내이사 또는 지주 업무집행 책임자, 자산 5조 원 이상 자회사의 최고경영자, 그룹 임원(퇴직자 포함)등으로 한정해 가능케 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차기 회장 후보로 BNK금융 회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박재경 부사장과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빈대인 미래채널본부장, 손교덕 경남은행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퇴직자 중에는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특히 업계 내에서는 이 가운데 성 회장과 같은 동아대학교 출신인 박재경 회장 권한대행과 최초의 내부 은행장 출신인 손교덕 경남은행장 2파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는 쪽에 힘이 실렸던 상황이다. 이번에 차기 경영진 후보를 회사 내부 및 외부 모두에서 공모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BNK금융이 차기 회장 인선을 본격화 하면서 향후 성세환 회장의 거취도 주목을 끈다. 회장 선출을 위해서는 임추위에서 성 회장을 해임하거나 성 회장이 자진사퇴를 해야 하지만 성 회장은 사퇴할 의사가 없다며 버티고 있어 사측 입장에선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임원 해임 및 결격사유에 대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은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진들이 수 차례 경영진 교체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논의했지만 성 회장의 경우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혐의를 확정 내릴 수 없어 해임 사유를 충족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거세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성 회장이 사퇴를 결정하든 해임으로 가닥이 잡히든 성 회장의 거취와 상관없이 차기 회장 선출 건을 진행할 것”이라며 “아직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히 결정된 것은 없다. 차기 회장이 선출 된 뒤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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