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000억 매출 목표”…시장 구축·다각화 숙제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밥솥 시장 만년 2위인 쿠첸(대표 이대희)이 새로운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쿠첸은 적외선(Infrared Rays Sensor, IR)센서를 이용한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이 제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국내외 어려운 환경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IR밥솥에 대한 국내 및 해외의 반응에 따라 쿠첸의 적자 탈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5,000억 원 매출 목표”

쿠첸이 IR밥솥을 앞세워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쿠첸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IR미작(味作)' 공개와 함께 IR밥솥 라인업(7종)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 6일 쿠첸 이대희 대표가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밥솥 ‘IR미작’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IH(Induction Heating, 인덕션 히팅)와 열판으로 양분된 밥솥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넘어갔다는 판단 하에 자사가 국내 최초로 적용한 IR밥솥을 통해 독자적으로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쿠첸은 IR 밥솥 매출 비중을 현재 10%에서 50%로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과 러시아, 미국 프리미엄 시장의 적극 공략해 2020년까지 IR 밥솥으로만 매출 1,500억 원을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잡았다.

같은 기간 밥솥과 전기레인지 등 전체 매출 목표는 5,000억 원, 이 가운데 밥솥 매출은 3,000억 원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이재성 사업부장은 "2014년 이후 성장동력 부재로 밥솥 시장이 정체되고 있다"며 "돌솥밥과 가마솥밥 구현이 가능한 IR 센서 적용 신제품들은 밥솥 시장을 다시 뛰게 할 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IR밥솥이 쿠첸의 기대만큼 국내 밥솥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아직까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IR미작의 경우 가격이 70만 원대로 기존 IH 제품군 최고가격보다 약 10만 원 가량 높게 책정돼 있다.

비접촉식 적외선 온도제어방식으로 기존의 아날로그 센서에 비해 밥솥의 온도 등의 보다 정밀한제어가 가능해 기존 밥솥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밥맛을 완성시켜준다는 것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은 아직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어렵고 생소한 개념으로, 단순히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인식될 여지가 있다.

쿠첸 한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IR센서를 도입한 ‘미작’을 출시한 후, 이번에 더욱 업그레이든 된 버전의 ‘IR미작’과 IR밥솥 라인을 몇 가지 더 구축했다”며 “1년 사이 미작이 많이 판매되면서 구매자 가운데서는 밥맛이 많이 달라졌다는 인식 변화와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정체’, 중국 ‘경색’…돌파구는?

지난해 인기 배우 송중기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던 쿠첸은 올해 다시 급격한 매출 급감을 맛 볼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158% 증가한 2,726억 원으로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53% 증가한 98억 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61억 원으로 275.6% 증가했다.

▲ 6일 쿠첸이 기자간담회에서 선보인 밥솥 신제품 ‘IR미작

그러나 올 상반기 들어 쿠첸의 매출액은 1,1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1억 원, 4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에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지난해 9월 한 때 장중 최고가 1만3,150원를 찍었던 쿠첸의 주가는 올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11일 기준 쿠첸의 주가는 7,570원이다.

2014년 이후 성장 동력 부재로 국내 밥솥 시장이 정체기에 빠진데다 최근에는 사드보복 여파로 최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중국 시장이 여전히 숙제로 남겨진 상황에서 쿠첸은 베트남, 러시아, 미국 등 다른 해외 시장 다각화를 통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대희 쿠첸 대표는 “사드 보복 여파로 인한 중국 상황은 단 시간에 바뀔 문제가 아니다. 현재 해외 시장 중에서는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러시아와 미국에서도 프리미엄 밥솥의 반응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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