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충분하다던 메디톡스 지난 경찰조사 결과 대웅제약 '무혐의'…의도적 흠집내기 '지적'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관련된 갈등이 계속 되고 있다.

국내외를 오가고 있는 소송전이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과연, 법원의 판결은 어떻게 날지 업계의 관심을 사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출처 전쟁 점입가경

지난해 국내에서 시작된 ‘보톡스 전쟁’이 올 6월 미국 소송으로 번졌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한국에서 제대로 한 판 붙을 예정이다.

지난 6월 메디톡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에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알페온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알페온은 나보타 미국 판권을 가진 글로벌 제약사다.

 

당시 메디톡스는 자사에서 근무하던 전 직원이 대웅제약에 자사 균주와 제조공정 정보를 제공하고 1억3,000만 원을 챙겼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 미국 법원은 해당 소송을 한국에서 먼저 진행할 것을 명령했다. 한국에서 발생한 논란인 만큼 한국 법원의 판단에 따른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을 상대로 관련 소송을 진행할 참이다. 메디톡스는 승소와 관련해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대웅제약이 예상치 못한 증거들이 쌓이고 넘친다”면서 “대웅제약은 떳떳하다고 주장만 하지 말고 당사를 향해 당장이라도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웅제약 측은 적극적으로 대응해 이참에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한국에서 소송이 진행된다면 확고한 법적 대응을 통해 철저히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균주 출처 집착, ‘메디톡스’를 향한 ‘눈’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절도했다는 강한 확신 속에 균주 출처 기원을 밝히는 데 총력을 다 하고 있다.

대웅제약에게 ‘염기서열’을 촉구하는 것도 절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제출하지 않은 다수의 증거를 경찰조사 등에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대웅제약이 절도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면 지난해 있었던 경찰조사에서 대웅제약이 ‘무혐의’ 처분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계속해서 균주 출처에 대해 시간을 소모하는 것에 대해 나보타 제품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한 음해라며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주들 일부는 대웅제약 ‘나보타’ 미국 진출을 저지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시간 끌기’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KTB투자증권 이혜린 연구원은 “메디톡스가 한국 소송 계획에 대해 밝혔으나, 관련 사건으로 이미 한차례 경찰 조사 무혐의 처분 받았다”면서 “승소 가능성이 높았다면 애초에 국내 소송부터 진행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밝혔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경찰에 진정 당시의 상황은 종결됐고 올해 초부터 절도와 관련된 물증이 많이 확보돼 경찰에 다시 새로운 사건번호를 부여 받아 고소한 상황”이라며 “수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충수 빠지나

소송 승산 여부 등과 무관하게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 메디톡스의 소송은 메디톡스 주주에게도 부담을 주고 있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균주 출처를 밝히겠다거나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확산되면 양사 주가가 요동친다.

메디톡스는 이번 소송에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지만 시장에서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메디톡스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26일 한 때 40만5,000원까지 빠지며 출렁인 뒤 30일 기준 41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NH투자증권 구완성 연구원은 “메디톡스의 국내 소송 제기가 현실화 되더라도 승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면서 “경찰 진정과 달리 법정 소송 결과는 무혐의로 끝날 경우 역으로 메디톡스가 법적 책임을 물 수 있어 메디톡스에게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대웅제약이 균주를 훔친 것이 맞다면 독성균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말도 성립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보툴리눔독소는 신경 독성 물질로 그 독성이 매우 강해 약 130그램만 있어도 전세계인구 약 70억 명이 전멸할 수 있는 무서운 화학물질이다.

이와 관련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주가의 경우 경쟁사들이 경쟁제품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과 앨러간과의 계약 지연이 맞물린 것으로 소송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하고 “균주 관리 소홀 외에도 민형사상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메디톡스는 이번주 주중으로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장을 접수, 국내 소송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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