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매출 좌지우지, 요청 거절 못해" 증언…업계 "협의에 의한 결정, 패널티도 없다" 한 목소리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가구업체 한샘의 사내 성폭행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다음 아고라 이슈 청원에는 해당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한샘 불매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자는 목소리로 온라인커뮤니티, SNS 등이 들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샘으로 인해 애꿎은 TV홈쇼핑 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홈쇼핑, '한샘' 방송 편성 제외

한샘은 성폭행 논란이 불거진 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며 후속대책까지 내놨지만 여론의 반응을 돌리기에는 부족한 듯 하다.

인테리어·가구 업체인 한샘의 주요 타깃층이 주부 등 여성고객이기때문에 이번 성폭행 논란은 타깃층에게 유독 큰 반감을 심어줬다.

편성됐다 하면 주문이 빗발치던 한샘 제품이지만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상황에서 TV홈쇼핑 업체들은 예정된 방송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5일에는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에 방송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롯데홈쇼핑은 약속대로 ‘한샘 올인원 하이클래스 시스템 키친’ 판매 방송을 진행했지만 여론 때문인지 매출은 예전만 못했다. 기존 판매 실적 대비 약 10% 가량 떨어졌다.

롯데홈쇼핑은 5일 방송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한샘과 논의 끝에 잠정 보류했다고 밝혔다.

매출 하락은 물론 소비자들은 한샘 제품이 판매되는 자체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소비자는 “한샘 성폭행 논란 후 TV홈쇼핑에서 한샘 상품을 버젓이 팔고 있어 흠칫 놀랐다”고 전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5일 저녁 방송 예정이었던 ‘칼리아X한샘 마테라소파’ 생방송이 취소했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한샘과 협의를 통해 방송 일정을 연기했다.

▶'갑'의 요구에 홈쇼핑업체 울며 겨자 먹기

대다수의 홈쇼핑 업체들은 한샘과의 ‘협의’를 통해 방송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홈쇼핑 업체들이 한샘 측이 방송 취소 요청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A홈쇼핑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는 주요 고객인 한샘의 방송 편성을 임의로 취소할 수 없는 위치이며 이번 건에 대해서도 한샘 측에서 먼저 방송 취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샘이 방송 취소를 요청하면서 대체할 프로그램 편성으로 정신이 없다”면서 “한샘 같은 파트너사의 경우 업계에서 모시는 ‘갑’의 위치에 있어 요청을 거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샘 키친 및 가구는 홈쇼핑 업체의 매출을 좌지우지할 만큼 효자 상품이다. 건당 주문액이 200만 원 이상이다 보니 업계에서는 실적에 맞추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상품으로 여기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들은 “협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입을 모았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협의를 통해 방송을 보류한 것이기 때문에 방송 취소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일방적인 취소가 아니기때문에 이에 대한 패널티 등도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다른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한샘과 협의를 통해 방송 일정을 재협상 중”이라면서도 “전부는 아니지만 한샘에 대한 여론 악화도 방송 조정의 일부 사유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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