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농협 출신·최초 3연임 도전·단기금융업 인가 지연 등…"두번째 임추위는 내달 7일"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를 줄줄이 앞두고 증권가에 인사태풍이 예고된다.

이 시기 여의도 증권가 최대 화두는 각사 CEO들 중 누가 자리를 보전할지 아니면 짐을 싸게 될지 여부다.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대체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증권사 CEO들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지만 몇몇 변수가 산재돼 있어 덮어놓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의 연임과 관련해서도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여러 가지 추측이 엇갈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25일 첫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갖고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선출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후보를 이사회에 최종 추천하게 되는데 김원규 사장은 또 한 번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옛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김원규 사장은 2014년 12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으로 통합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의 초대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당시 NH농협금융지주 임종룡 회장은 NH농협증권 수장이던 안병호 대표와 나란히 저울에 올려놓고 깊은 고민 끝에 통합 증권사의 초대 사장에 김원규 사장을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채 사원 출신으로는 첫 CEO가 된 김 사장은 이후 양사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데 크게 공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NH투자증권을 큰 잡음 없이 진두지휘 해 왔다.

특히 통합 1년도 채 되지 않아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노조를 전격적으로 통합하며 조직의 화학적 통합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후 안정적 조직 운영으로 내부적으로도 김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도 좋았다. 합병 첫 해부터 순이익이 160% 증가한데다 지난 2016년 녹록치 않은 업황 속에서도 선방하는 실적을 거두며 무난히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0%이상 급증한 2,821억 원으로 이미 전년도 한 해 장사 실적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그를 둘러싼 대내외적 평판과 그동안 실적을 통해 보여준 경영성적표만 따져 봐도 이번 역시 김 사장의 연임에 무리가 없다는 목소리다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몇 가지 변수를 들어 세 번 째 연임까진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사장의 연임을 가장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소는 농협금융 내부적인 조직 쇄신 분위기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2018년 경영화두로 '낡은 것을 바꾸어 새것으로 만든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인 ‘환부작신(換腐作新)’을 강조하며 경영 개혁을 예고 나섰다.

이 외에 김 사장이 비농협인 출신이라는 점, 아직까지 3연임 사례가 한 번도 나온 적 없다는 점과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형제 사이라는 점도 변수로 작용될 여지가 있다. 농협 지배구조상 현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에 핵심 업무인 단기금융업 인가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의 심사가 예상 보다 늦어지면서 지난 10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해당 안건이 상정되지 않고 미뤄졌다.

당초 김 사장은 "금융당국의 대형증권사를 대상으로 하는 초대형IB 육성 방안 시행에 맞춰 IB 사업 부문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NH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지난 25일 첫 임추위가 열렸으며, 다음달 7일 두번째 임추위가 열릴 예정"이라며 "그 이후 일정은 아직 전달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