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채용비리 의심 사례 22건 적발…검찰 고발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 의혹이 드러난 시중은행 5곳을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업체들은 채용비리 사실이 없으며 정상적인 절차와 기준으로 채용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보고 받은 ‘은행권 채용비리 잠정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11개 국내은행 검사해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사례 22건을 적발했다.

세부적으로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9건) 및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7건), 채용 전형의 불공정한 운영(6건) 등이 적발돼 금감원은 채용비리 정황을 수사기관에 이첩했다.

금감원은 보고서에서 은행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구두보고를 통해 하나은행이 13건, 국민은행과 대구은행이 각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 1건 등의 사례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사외이사와 관련된 지원자는 필기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형 공고에도 없는 '글로벌 우대' 전형을 통과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특정 명문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임원 면접 점수를 올리고 대신 수도권의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는 깎았다.

국민은행은 윤종규 금융지주 회장의 처조카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류전형 과 면접에서 최하위권 등수를 받았음에도 2차 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 등급을 줘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채용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직원들은 정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해 채용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향후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채용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측 역시 채용비리 사실은 물론, 특혜채용 청탁자도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는 해외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별도 심사를 진행해 채용한 것이며 특정인을 위한 면접점수 임의조정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한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사실도 없는 일”이라며 “입점대학 및 주요거래대학 출신을 채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계속 마주하게 되는 불평등 한국사회의 민낯”이라며 “이번 조사가 금융권 채용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계속 빈틈없이 주시하고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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