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32조 원에 이르는 서울시 금고 입찰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이 103년간 지켜온 서울시 금고 독점체재가 깨질지 금융권 안팎의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예산과 기금관리를 맡길 금고 은행을 늦어도 오는 5월 확정할 예정이다.

서울시 금고는 회계 구분 없이 단일 금고로 선정되며 일반회계, 특별회계, 기금, 세입세출외 현금을 취급한다.

서울시 금고는 기관영업의 최강자라는 상징성이 크며, 시금고 유치로 인한 직접적인 재무성과 뿐 아니라 서울시 공무원 등 관련 우량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는 비재무적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올해 서울시 예산이 32조 원에 육박하는 만큼 다른 지방자치단체 금고와 규모면에 비교불가한데다 금고 진입 장벽도 높은 ‘최대어’로 꼽힌다.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지금까지 무려 100년 이상 버티고 있는 우리은행을 밀어내고 32조원 규모 예산의 서울시 '금고지기'를 차지하기 위해 그동안 입맛만 다시던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신경전은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우리은행 손태승 행장은 지난 1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서울시 금고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금고시스템 구축과 운영, 1,600여명의 금고전문인력 보유, 국내 최대 OCR센터 운영, 금고관련 무사고 이력 등 무수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서울시 금고 수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간 서울시 주거래은행으로서 쌓아온 노하우와 인프라의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해야 했던 시중은행들은 독점 체제가 아닌 복수의 은행이 금고를 운영하는 체제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서울시 금고 복수입찰이 가능할 경우 적극적으로 뛰어들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복수 입찰 관련해 서울시는 아직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입찰 일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고를 단수 또는 복수로 운영할지 여부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 금고 체재로 변화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기존의 단수금고는 세입금 수납의 효율성, 회계간 자금전용 안정성이 장점으로 꼽히는데다 복수금고를 바꿀 시 수작업 등 업무량 증가와 회계별 금고은행 상이로 시민납세 불편 초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