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SK증권의 새 주인으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W파트너스가 낙점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케이프투자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매각 무산 우려가 커졌지만 천신만고 끝에 새 주인의 윤곽이 다시 잡혔다.

그룹지배구조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SK증권 매각절차를 서둘러야 하는 SK그룹은 새 인수 주체를 찾게 돼 한시름 덜게 됐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노조 설득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남은 상태다.

▶새주인 “구성원 고용 안정성 최우선”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10%에 대해 J&W파트너스와 신규계약을 체결했다. 지분에 대한 거래가격은 515억 원이다.

당초 SK㈜는 케이프인베스트먼트와 케이프투자증권으로 구성된 케이프컨소시엄과의 주식매매계약은 체결했지만 금융당국이 지분 매입 계획에 법 위반 소지가 있어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지난달 2일 케이프컨소시엄 측이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승인 심사 철회를 요청했을 때만 해도 다른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은 없다던 SK㈜가 한 달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SK㈜가 J&W파트너스와 신규 계약과 함께 기존 계약은 해제됐다.

J&W파트너스는 국내외에서 금융회사를 포함한 다양한 M&A 경험을 보유한 전문 PE 운용사로, SK증권 지분 인수 이후 기존 임직원에 대한 고용 보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고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고용 안정과 성장∙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시장과 이해관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번엔 대주주 적격성 문제없나?

현행 공정거래법은 금융지주 외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SK그룹이 눈에 불을 켜고 SK증권의 인수 후보자를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15년 8월 SK증권의 지분 10%를 보유한 SK C&C가 SK㈜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유예기간 2년을 얻게 된 SK그룹은 지난해 8월 1일까지 SK증권 지분 10%를 모두 처분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SK증권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전부터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부터 JB금융 등 국내 전략적투자자(SI)들과 대만계 사모투자펀드(PEF), 국내 PEF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흥행이 점쳐졌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미래에셋그룹은 물론이고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의 굵직한 대형 증권사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케이프투자증권, 큐캐피탈파트너스, 호반건설 등의 3파전을 거쳐 케이프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막바지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끝내 좌초됐다.

당초 SK그룹은 자금조달 능력이 충분하고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안정적인 후보 위주로 인수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처분 기한을 넘긴 SK㈜는 지난달 1일 금산분리 규정을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29억6,100만 원을 부과 받았다. 또한 공정위는 1년 내에 SK증권을 반드시 매각할 것을 명령했다.

최근 시장의 우려와 달리 SK그룹과 J&W파트너스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SK증권도 모처럼 희소식을 받아들었다.

매각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일 SK증권 주가는 장중 한때 7.69%까지 상승했다가 전거래일 보다 3.85% 오른 1,215원에 장을 종료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J&W파트너스가 금융당국의 ‘현미경’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데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SK증권 노조와의 대화도 풀어야 할 과제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가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것에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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