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넷 풋옵션 행사...교보생명 측 "마케팅적 제휴는 계속"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교보생명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이하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100% 자회사로 두게 됐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2대주주로 설립부터 함께 한 일본 인터넷 전업 생명보험사 라이프넷생명보험이 보유 지분을 모두를 정리하면서 결정됐다.

수년째 적자가 누적되는 가운데 파트너까지 손을 털고 나가면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일본 ‘라이프넷생명’ 풋옵션 행사 통보

교보생명이 일본 라이프넷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라이프플래닛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고 밝혔다.

교보생명보험은 오는 16일 라이프넷생명으로부터 교보라이프플래닛 주식 163만2,000주를 81억6,000만 원에 취득한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의 지분율은 91.51%에서 100%로 확대됐다.

설립 초기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지분이 74.5%, 2대 주주인 일본 라이프넷의 지분 25.5%로 시작됐지만 2016년 말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지분율이 92.51%로 늘어났다.

이후 단 7.49%의 지분만 소유하고 있던 라이프넷이 이마저도 정리하기로 결정하면서 한일 대표 생보사의 합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교보라이프플래닛 가치가 퇴색되게 됐다.

교보생명 측은 “라이프넷생명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취득”이라고 교보라이프플래닛 지분 인수 배경을 밝혔다.

▶온라인 시장 승부수...아직은 가시밭길

올해로 출범 5년차에 접어든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시작은 야심찼다.

신창재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교보생명은 온라인 보험업에 진출, 불황에 빠진 국내 보험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끌었다.

텔레마케터나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보험가입부터 유지, 보험금 지급까지 모든 절차가 인터넷으로 진행되는 점과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는 2030 소비자를 겨냥한 저렴한 보험상품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신창재 회장은 인터넷 전업 보험사로 미래 보험시장을 선도하겠다며 설립 초기 4~5년 내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출범 첫 해 5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이후 2014년 116억5,900만 원, 2015년 211억8,900만 원, 2016년 174억9,000만 원으로 적자를 쌓는 구조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135억 원의 누적 적자를 쌓아 5년 연속 적자가 확실시 된다.

경영 효율성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인 총자산수익률(ROA)은 -19.24%, 자기자본수익률(ROE)은 -44.69%, 영업이익률은 –39.04%를 기록하는 암울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회사 설립부터 비즈니스 모델의 토대가 됐던 일본 라이프넷이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털고 나가게 되면서 향후 교포라이프플래닛의 전망을 더욱 가늠키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가 교보라이프플래닛 설립 허가 신청 시 조건으로 걸었던 5년간 자본금 총 1,060억 원을 조달 계획 과정에서 라이프넷의 자금투입은 단 한 차례로 이행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지분이 줄어들게 됐다.

일본 현지 온라인 보험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주가 바뀌면서 경영진이 기존에 세워놓은 해외 진출 계획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그 동안 라이프넷이 유상증자에는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운영 노하우, 마케팅, 시스템 개발 등 주요 사안에 대한 자문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이번 풋옵션 행사로 지분관계는 완벽히 청산됐지만 교보생명 측은 향후에도 라이프넷과 마케팅적 교류는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일본 내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자국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풋옵션 행사 이후에도 마케팅적 제휴나 협력 관계는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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