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한 해 예산 32조원의 서울시 금고지기 자리를 놓고 벌어진 주요 시중은행들의 진검승부가 신한은행의 승리로 끝이 났다.

104년간 이어져 온 독점 운영 체재가 종료되고 내년부터 신한은행이 제1금고지기를 맡게 된다. 우리은행은 2금고지기로 선정된데 만족해야 했다.

서울시는 3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1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에 신한은행, 2금고는 우리은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달 중 서울시와 최종 약정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서울시금고를 운영하게 된다.

서울시금고를 1금고와 2금고로 나눠 복수체재로 운영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이 맡게 된 1금고는 일반·특별회계(30조 원 규모) 관리를 담당하며, 우리은행이 선정 된 2금고는 특정목적 기금(2조 원 규모) 관리를 맡는다.

당초 103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울시금고 수성에 자신감을 나타냈던 우리은행으로써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훨씬 작은 2금고지기 전락한 것에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반면 지난해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과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타이틀을 잇달아 경쟁업체에 빼앗긴 신한은행은 이번 서울시금고 운영권 획득으로 한시름에 놓게 됐다. 절박했던 만큼 신한은행은 이번 서울시금고 운영 사업권 획득에 그 어떤 업체보다도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서울시금고를 준비를 해온 노력과 20여개 지자체 금고 운영한 경험이 이번 1금고 선정에 바탕이 된 것으로 생각 된다"며 ”서울시민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서울시와 다양한 협력을 하는 한편, 1금고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를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서울시금곰 입찰은 KB국민, KEB하나, 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이 모두 탐 낼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최대 지자체 금고지기’라는 명예와 상징성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은 1금고와 2금고에 모두 입찰제안서를 냈으며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2금고 입찰에만 참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만 따지면 적자를 보는 사업인데 워낙 상징성의 의미가 크다보니 탐은 내는 은행들이 많았다. 복수체재 도입으로 그 동안 군침만 삼키던 시중은행들의 물밑 경쟁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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