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민·하나·농협 도전…기업은행 저울질 하다 포기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5대 시중은행들이 마지막까지 눈치싸움을 벌이다 32조 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하는 서울시 금고 쟁탈전에 모두 참전했다.

서울시는 30일 오후 6시 시금고 입찰 공모를 마감한 결과 우리·신한·KB국민·KEB하나·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이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단수금고로 운영해 온 시금고에 대해 올해부터는 일반·특별회계의 관리는 제1금고, 기금 관리는 제2금고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복수금고 도입이 결정됐다. 

금고 운영 효율성은 물론 견고한 우리은행 독점체제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다.

그간 서울시 주거래은행으로서 쌓아온 노하우와 인프라의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해야 했던 시중은행들은 독점 체제가 아닌 복수의 은행이 금고를 운영하는 체제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해 왔다. 

이에 따라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지금까지 무려 103년간 서울시 금고를 운영해 온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과 국민은행이 1금고와 2금고에 모두 입찰제안서를 냈다.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2금고 입찰에만 참여했으며, 앞서 설명회에 참석했던 IBK기업은행은 고민 끝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에 1금고와 2금고 분리해서 입찰을 하는 만큼 업체 간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각기 신중하게 전략 탐색을 거치면서 입찰 마감 시간이 임박해서야 일제히 입찰 제안서를 접수한 것.

서울시금고 평가 항목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전산시스템 등 금고업무 관리능력(25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점) 등 5개다.

한편 서울시 측은 “입찰제안서를 낸 은행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포함한 제안설명을 듣고 심사위원회의 서류심사 등을 거쳐 5월 중순에 결과를 발표한다”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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