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적'보다는 '정성적' 효과 기대...'안내성 끝판왕 챗봇' 목표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한국카카오뱅크(이하 ‘카카오뱅크’)가 이달 중 ‘상담챗봇’을 론칭 할 예정이다. 안내성 상담의 고객 셀프처리율 최대화를 목표로 24시간 365일 고객을 기다리는 인공지능 고객센터를 구현한다는 취지다.

카카오뱅크 ‘상담챗봇’은 챗봇제작 플랫폼인 카카오i오픈빌더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서비스 출시 예정일은 6월 중순 무렵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8일 ‘챗봇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카카오뱅크 '상담챗봇'’을 주제로 프레스톡(Press Talk)을 진행한 이상희 챗봇 TF장은 “금융권 챗봇 열풍에 동참이 아닌 카카오뱅크 스스로 필요에 의해 시작된 상담챗봇”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고객 상담데이터 분석 결과 고객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는 반복적인 안내성 문의가 전체 상담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는 상담챗봇이 있다면 정보 검색성 상담 유입 빈도를 낮추고, 휴먼 채널로 유입되는 상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해당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모바일 비대면 상담채널 강화에 대한 필요성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상희 챗봇 TF장은 “카카오 챗봇은 기존상담 패턴의 철저한 분석으로 질문과 연관된 정보 및 놓치기 쉬운 유의사항, 용어설명까지 도와주는 상담챗봇용 콘텐츠”라며 “직원 입장이 아닌 사용자, 고객입장에서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TF장은 또한 “다른 특정 서비스는 완성단계에서 출시되지만 상담챗봇은 데이터 기반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출시 이후 시작되는 개념”이라며 “상담챗봇 론칭은 서비스의 완성이 아닌 본격적인 학습의 시작을 의미하는 만큼, 사용자와 많은 대화를 통해 상담챗봇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똑똑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Q. 현재 시중 챗봇들이 보이는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 방안은?

한 걸음에 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챗봇 출시는 완성이 아닌 시작이다. 시간과 데이터가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해하고 알아듣고 제공할 수 있는 게 많아질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챗봇의 문답방식이 검색모델 기반 뿐 아니라 시나리오 기반도 같이 사용 중이다. 단순히 ‘몰라요’가 아니라, ‘홈’ ‘새소식’ ‘자주 묻는 키워드’ 등 부가적인 내용이 따라 붙는 보완적인 장치가 마련돼 있다.

Q. 상담챗봇이 어느 정도까지 고객센터 업무를 대체할 수 있나

챗봇 론칭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지만 미리 구체적인 수치를 추측하기는 어렵다. 고객들이 챗봇을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 론칭 후 데이터 축적을 통해 가늠해 볼 예정이다.

또한 오픈 이후 정량적인 것 외에도 상담 내용을 분석해 정성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파악해 볼 생각이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단순히 수치적인 부분이 아니라, 챗봇을 통해 상담직원들에게 문의하는 질문의 수준이 질적으로 향상되도록 하는 것이다. 단순 문의가 줄어들고 심도 있는 질문이 늘어난다는 것은 챗봇의 ‘의미’와 ‘쓰임’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Q. 고객이 아닌 직원을 위한 챗봇 서비스 계획은?

현재까지는 직원들을 위해 챗봇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단계는 아니다. 다만 챗봇 테스트 과정에서 고객센터 직원들도 써 볼 기회가 있었는데 당장 직원용으로 써도 될 것 같다는 기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물론 직원 맞춤용으로 변형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은 필요하겠지만 아마 우리 이미 우리가 구축해 놓은 것을 토대로 굉장히 빨리 접근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인공지능스피커 '카카오미니' 연계 서비스도 준비되고 있는지.

시중은행에서도 이미 음성지원 관련 가능성과 방향성을 잡고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 맞다.

우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부터 탄탄히 가기를 원한다. 그 순서에 대해서 굉장히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기술 중심으로 생각하진 않으려 한다.

AI 스피커를 통한 음성지원 상담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시점에 서비스를 계획해도 이미 많은 것들을 준비해놨기 때문에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인증이나 개인정보 등도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지만 1순위는 아니다. 안내성 챗봇의 ‘끝판왕’부터 만들고 가겠다.

Q. 상담챗봇은 데이터 수집이 중요한데 금융정보 처리는 어떻게?

현재 챗봇 내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상담되는 내용은 없다.

Q. 개인정보 없는 상담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다른 은행 앱과 비교해서 카카오뱅크 앱은 이미 굉장히 쓰기 편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계좌조회나 이체 등 개인정보가 필요한 상담 내역의 데이터는 거의 없다. 또한 우리의 우선순위 역시 아니다.

카카오뱅크 챗봇은 안내성 상담 위주로 시작하고 있으며, 고객의 셀프처리율 최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Q. 챗봇 운영을 왜 카카오뱅크 앱이 아닌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하는지.

크게 고민하지 않은 부분이다. 카카오뱅크의 상담톡을 운영하는 채널이 카카오톡의 플러스친구이기 때문에 별도의 공간으로 챗봇을 만드는 건 접근성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했을 때 더 많은 사용자들이 잘 쓸 수 있는 환경이다.

또한 카카오뱅크 앱은 이미 굉장히 심플하고 쓰기 좋게 만들어졌는데 거기에 굳이 챗봇을 탑재시키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Q. 대화적 맥락 인식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대화적 맥락을 인식하는 것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단계다. 우리도 하고 싶고, 최대한 노력하는 중이다. 일단 해외송금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적용을 해놨으며 그 외에 영역에도 확대할 예정이다.

Q. 카카오뱅크 챗봇의 가장 큰 특징은?

상담챗봇용 콘텐츠를 구현해 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챗봇은 대부분 네비게이션 용도로 많이 쓰였다. 무언가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때 타이틀만 나와있고 세부적인 내용은 링크를 타고 이동해서 보도록 돼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카카오뱅크는 챗봇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녹여냈다.

Q. 향후 상담뿐 아니라 상품 신청까지 챗봇 내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

상품 문의부터 신청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걸 지향하고 있으며 다음 단계로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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