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펍지주식회사(대표 김창한)의 모바일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배그 모바일)’이 전범기인 욱일기를 형상화한 아이템을 출시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배그 모바일은 ‘M416’이라는 무기와 ‘비행사 마스크’로 이뤄진 ‘무기‧마스크 패키지’라는 아이템을 출시했다.

논란이 된 무기&마스크 패키지
논란이 된 무기&마스크 패키지

문제는 머리 부분 착용 아이템인 ‘비행사 마스크’에 욱일기 무늬가 그려져 있던 것.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상징물로, 침략의 아픔과 고통을 공유하고 있는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전범기로서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흔히 ‘마루타 부대’로 알려진 일본 ‘731부대’라는 닉네임의 인공지능(AI) 봇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가중시켰다. 731부대는 전쟁 포로와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동사실험’, ‘모성애 실험’ 등 끔찍한 생체실험을 진행한 부대다.

운영진은 지난 15일 배그 모바일 공식 카페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논란이 된 아이템은 검수 과정에서 폐기돼야 하는 것이었으나 폐기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14일 오전 11시 업데이트돼 노출됐다”며 “상세히 점검하지 못해 실망을 드린 점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 문제 발생 경과를 세세히 검토해 반성하겠다”면서 “출시 이아템의 검수 절차를 강화하고 해당 담당자에게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배그 모바일은 해당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객을 대상으로 회수 및 환불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과의 의미로 게임 이용자 전원에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화 150UC(약 2,750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과문 게시 이후에도 비난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우선, 봇 닉네임에 대한 해명이 없다.

인공지능 봇은 유저들의 튜토리얼(입문 유저를 위해 조작법, 설명 등이 들어간 간단한 게임 또는 글)이나 유저를 상대하기 위해 프로그램 돼 있는 가상의 적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봇은 개발사가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제작사가 봇을 제작했다면 '731부대'라는 이름까지 붙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사과문 어디에도 이에 대한 해명은 없다.

이외에도 사과문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사과문에서 사건을 정확하게 적시하지 않고 '잘못된 결과물' 정도로 에둘러 표현하고 있으며, 더 큰 문제는 사건의 핵심을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는 검수 과정에서의 실수가 아니라 애초에 아이템 제작 과정에서 욱일기 무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731부대'라는 이름을 붙인 것과 더불어 개발진의 역사 의식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컨슈머치는 관련 내용을 펍지주식회사 측에 문의했으나 “밝힐 내용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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