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토요타자동차
출처=한국토요타자동차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한국토요타가 국내 시장에서 발생한 이익금 전부를 일본 본사에 배당하면서 국내 투자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토요타자동차(대표 타케무라 노부유키, 이하 한국토요타)의 매출은 1조490억 원, 당기순이익은 355억8,512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53%, 125.61%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토요타의 실적을 견인한 차종은 중형세단 ‘캠리’와 렉서스의 ‘ES’로 각각 5,709대와 8,043대를 판매했다. 캠리의 경우 지난달까지 5,870대를 판매했는데 이를 통해 올해 한국토요타의 매출은 지난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지난해 355억 원에 달하는 순이익 중 전년도 결손금 약 40억 원을 제외한 315억 원을 전부 일본 토요타 본사에 배당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성향은 88.64% 수준이지만 결손금을 포함할 경우 배당성향이 사실상 100%인 셈이다.

지난 2000년 설립한 한국토요타는 매년 일본 본사로 이익금 전체를 배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쟁업체와 비교하더라도 과한 배당정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나 BMW의 경우 6년간 배당을 딱 한 번만 했으며, 그나마도 순이익 전부를 본사로 보낸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 큰 금액의 배당금이 일본 본사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같은 배당정책이 국내 서비스품질의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익금 전부를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일본 본사로 배당할 경우 국내 투자재원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올해 토요타는 3곳의 서비스센터를, 렉서스의 경우 5곳의 서비스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브랜드 통틀어 하반기에만 8곳의 서비스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국토요타의 경우 지난해 이익금 전부를 일본 본사에 배당했기 때문에 서비스센터를 늘리기 위한 금액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가 없다.

결국 일본 본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법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다. 한국에서 발생한 이익을 이자를 부담하면서 다시 일본 본사에서 빌려와야하는 셈이다.

실제로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본사에서 683억 원을 차입하는 등 총 1,050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2000년 이후 적자를 기록한 6개 연도(약 580억 원)를 제외한 13년간 1,56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냈지만 이에 상응하는 금액이 여전히 빚으로 남아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이번 배당은 그동안 적자 등을 이유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가 8년만에 진행한 것”이라며 “서비스센터 등 국내 투자와 관련된 부분은 본사 차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딜러사에서 부담하는 부분인만큼 배당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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