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은행업의 경쟁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이 이번 달 안에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뿐만 은행업 인가 단위를 세분화해 소형·특화은행 등 기존 은행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은행 출현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2일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가 은행업은 경쟁이 충분하지 않은 시장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각 기관 추천을 거쳐 외부 전문가 11인으로 구성된 평가위는 정량 분석, 산업 구조에 대한 보조 분석, 소비자 만족도 조사를 종합해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우선 시장집중도를 판단하는 대표적 지수인 HHI(허핀달-허쉬만지수)를 활용한 정량 분석에서 은행업은 ‘다소 집중된 시장’으로 평가됐다.

특히 가계대출 분야에서 HHI가 1357로 가장 높게 나왔고, 중소기업 대출도 1310으로 뒤를 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는 HHI가 1200보다 낮아야 ‘집중되지 않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특히 지역별로 시장집중도를 분석한 결과 강원·제주의 총대출 기준 HHI가 각각 2311, 2584로 수도권(1321)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역일수록 소수 은행의 영업이 집중돼 있다는 뜻이다.

보조 분석과 정성 평가에서도 은행권의 경쟁이 미흡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상위 6개 은행의 규모가 하위 은행들과 큰 격차를 유지하면서 비슷해지는 상태로 안정화되고 있어 향후 경쟁유인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비용효율성 지표인 이익경비율(cost to income ratio, 판관비를 총이익으로 나누어 산출)에서 악화 추세가 관찰되고 있어 효율 경영을 위한 자극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것.

또한 소비자들도 ‘은행이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경쟁하는가’라는 물음에 46.7점(100점 만점)을 매겨 ‘보통 이하’로 평가했다. 또한 신규 은행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로 생기길 희망하는 답변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평가위 관계자는 “은행업 경쟁도 제고를 위해 신규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구체적인 신규진입의 형태로는 시중은행, 지방은행에 대한 신규인가보다는 혁신을 선도하거나 기존 은행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소형, 전문화된 은행에 대한 신규인가가 보다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현행법상으로도 인가가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를 고려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업 인가단위의 세분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경쟁도 평가를 받은 금융위는 올해 안에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방안을 내놓을 뒤 내년 4~5월쯤 예비인가를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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