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이게 코란도라고? 수입차 같다”

지난 26일 쌍용자동차(대표 최종식)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자사 준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의 차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이날 처음 접한 코란도는 마치 수입차 업체에서 내놓은 차량이 떠오르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물론 주행성능 등 차량에 중요한 부분을 제외한 외관만을 보고 판단한 것이지만 그동안 알고 있던 투박한 코란도의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은 전면부에 길게 늘어선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이어진 곳에 수직으로 배치된 안개등. 

마치 독일 V사의 차종이 떠오르는 생김새다. 수입차 같다고 느낀 이유는 아마 헤드램프의 모양과 배치가 그동안 국내 준중형차급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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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을 보면 “잘 빠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전‧후면 헤드램프를 잇는 숄더윙이 부드럽지만 강인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특히 C필러와 그 아래쪽에 위치한 뒷바퀴 펜더(흔히 휀다라고 말하는 부분)가 약간 튀어나와 있어 SUV 특유의 스포티함을 잘 살려주고 있다.

출처=쌍용자동차
출처=쌍용자동차

이번 코란도의 디자인이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후면부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제동등과 미등 역할의 LED 리어 콤비램프를 숄더윙과 같은 선상에 배치해 안정적이고 SUV다운 느낌을 주면서, 후진등‧방향지시등 역할의 보조램프를 아래쪽에 배치해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외관에 이어 눈에 띈 것은 통상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는 다르게 낮게 깔려있는 차체.

쌍용차가 ‘로&와이드(Low&Wide)’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홍보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확실히 경쟁사 차량들에 비해 차체가 낮게 깔려 있는 모양새다. 실제 승하차간 부담이 없었다. 

외관 디자인을 통해 수입차를 떠올렸다면 실내 디자인은 중‧대형급 차량을 떠올리게 한다.

수평감이 강조된 대시보드와 이와 이어지는 도어 라인을 통해 중형차급 이상의 넓이감을 보인다. 또 10.25인치에 달하는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9인치의 AVN(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 플랫폼을 통해 주행 중 각종 기능 조작이 용이했다.

출처=쌍용자동차
출처=쌍용자동차

이어 스티어링 휠에 패들 시프트가 적용돼 있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재미난 기능이 하나 있는데, 방향지시등 레버 끝에 세 번만 깜빡이는 비상등 버튼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좀 더 수월하게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티어링 휠 뒤로 패들시프트가 위치했다.
스티어링 휠 뒤로 패들시프트가 위치했다.

이어 1열 통풍시트가 주목할 만 했는데, 경쟁차종들의 경우 대부분 시트쿠션에만 통풍시트가 되는 반면, 코란도는 시트쿠션과 등받이 2곳에 통풍시트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통풍시트의 성능 역시 뛰어났다. 실제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기자는 “내가 타 본 차량 중 가장 시원했다”는 감상을 전했다.

1열과 2열 시트 사이 공간 역시 충분했다. 코란도의 휠베이스는 2,675㎜로 경쟁 차종인 투싼, 스포티지보다 5㎜ 더 길다. 1열 시트를 최대한 뒤로 뺐음에도 시트와 무릎 사이 공간이 남았다.

도로주행에 나서자 신형 코란도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코란도의 시승은 인천 송도컨벤시아를 출발해 인천대교를 거쳐 영종도에 위치한 카페도우도우까지 가는 코스(편도 약 44km)로 구성됐다.

SUV 명가에서 내놓은 차량답게, 또 코란도의 이름을 잇는 차량답게 액셀을 밟았을 때는 부드럽게 잘 나갔다.

신형 코란도에는 새로 개발된 1.6ℓ 디젤엔진과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태토크 33.0㎏·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준중형급에 어울릴만한 힘을 갖췄지만, 고속 주행 시 다소 힘에 부치는 느낌을 받았다. 

브레이크는 상대적으로 둔감했다. 보통 앞 축을 통해 살짝살짝 브레이크 패달을 밟았다면, 코란도의 경우 힘을 실어서 밟는다는 느낌. 확실한 제동을 위해서는 다소 꾹 눌러야 한다.

출처=쌍용자동차
출처=쌍용자동차

고속 주행 시 정숙성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100km/h 이상의 속도로 주행을 했음에도 옆 사람과 대화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이 있을 법도한데 코란도는 소음을 정말 잘 잡았다.

쌍용차에 따르면 코란도의 공식 복합연비는 이륜구동 자동변속 기준 14.1㎞/ℓ이다. 실제 주행을 마친 뒤 여러 기자들과 확인해 본 연비는 14.2~14.3㎞/ℓ로 공인연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자율주행 기능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쌍용차에 따르면 코란도에는 딥컨트롤이 적용돼 상용화 최고 수준인 2.5레벨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실제 인천대교에 들어서서 지능형 주행제어(Intelligent Adaptive Cruise Control, IACC)를 작동하고 최고 속도를 100km/h로 설정하자 앞 차량과 거리 유지, 설정된 최고속도 내에서 속도조절, 차선 유지까지 충실히 수행해냈다.

지능형 주행제어를 적용한 디지털 계기판의 화면
지능형 주행제어를 적용한 디지털 계기판의 화면, 주행 속도 아래 녹색 글씨가 설정해 놓은 최고 주행 속도다.

다만 급코너에서는 차선 유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운전자가 상시 개입을 해야 했으며, 자율 주행 중 갑자기 옆 차선의 차량이 앞으로 끼어들 경우 감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직접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이날 공개된 코란도의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샤이니(M/T) 2,216만 원 ▲딜라이트(A/T) 2,543만 원 ▲판타스틱 2,813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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