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금융사 임원 100명 중 여성은 4~5명에 불과할 정도로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금융사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고용형태는 ‘비정규직’, 학력은 ‘고졸’ 일수록 여성을 채용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들은 승진은 물론 채용 시에도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은 소속 지부를 대상으로 여성 채용 및 부서장·임원 비율 현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사무금융노조는 카드·저축은행·증권·보험·공공금융·상호금융 업종의 90여개 지부가 소속돼 있다.

(출처=사무금융노조)
(출처=사무금융노조)

90여개 지부 중 신입사원 채용과 관련한 조사에 응한 48개 사업장은 지난해 정규직 신입사원 1,839명을 뽑았으며 이 중 여성 비율은 45.8%(842명)로 나타났다.

반면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신입사원 743명 중 여성 비율은 70.0%(520명)에 달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한 지난해 신입사원 2,582명 중에는 52.7%(1,362명)가 여성이다.

여성은 채용 과정에서도 차별을 겪었다. 최종 학력이 고졸인 신입사원 450명 중 무려 84.4%(380명)가 여성이었다. 반면 최종학력이 대졸 이상인 신입사원 2132명 중에서는 46.1%(982명)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학력에 따른 신입사원 여성 비율의 격차는 38.3%포인트에 달했다.

여성이 승진에서 배제되는 유리천장 역시 여전했다. 사무금융노조 소속 사업장 59개 회사의 올해 2월 기준 전체 임원은 1,047명인데 이 중 여성은 4.4%(46명)에 불과했다. 해당 사업장의 등기임원 309명 중 여성 비율은 3.9%(12명)에 그쳤다.

부서장 역시 여성의 비율이 두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59개 회사 중 차장직급 부서장 2,879명 중 여성 비율은 8.3%(240명)에 그쳤다. 부장직급 부서장의 경우 3,051명 중 6.6%(202명)가 여성이었다.

이은순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금융사들은 학력이 낮은 여성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남성 중심의 위계 구도가 명확하다”며 “임원 여성 할당제 뿐 아니라 각 직급별에서도 일정 비율은 여성으로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여성 임원 할당제와 관련 해외 사례를 보면 노르웨이는 2003년, 프랑스 2010년, 벨기에 2011년, 네덜란드 2012년, 독일은 2016년에 해당 제도를 각각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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