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가 결함 논란에 휩싸인 끝에 결국 출시를 연기했다.

23일 삼성전자는 폴더블 단말기 심사위원들의 샘플 결함 보고에 따라 갤럭시 폴드 스마트폰의 출시를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26일 예정이던 미국 출시 및 오는 5월 예정된 유럽과 국내 출시 일정도 미뤄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폴드 리뷰 과정에서 일부 제품 관련 문제가 발견됐다”며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 갤럭시 폴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결함 지적에 무너졌다”

지난 18일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리뷰를 위해 더버지, 블룸버그, CNBC 등에 제공한 ‘갤럭시 폴드’ 제품에서 결함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발견된 결함은 화면을 폈을 때 한쪽 화면이 꺼지거나, 깜빡거리는 현상 혹은 스크린에 줄이 간 현상 등이다.

또 더버지에 따르면 스크린 결함 외에도 스크린과 힌지(경첩) 사이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파편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조안나 스턴 기자는 지난 21일 “접고 싶으면 색종이를 접고, 목도리를 접고, 의자를 접지, 삼성의 폴더플폰은 접지 말아라”라며, 갤럭시 폴드를 조롱했다.

외신뿐만 아니라 유튜버 등 다른 미디어를 통한 리뷰어들 역시 결함을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 측은 “화면보호막을 강제로 제거해 생긴 문제”라고 해명하며, 결함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결함이 발생한 제품을 수거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오늘(23일) 홍콩, 오는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폴드 브리핑 행사를 취소했다. 당초 행사에선 중국 기자들에게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직접 체험하게 할 계획이었다.

삼성전차 측이 중국 행사를 미룬 것에 대해 밝힌 내용은 없지만 최근 불거진 결함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 폴드 5G(출처=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5G(출처=삼성전자)

■ 과거에도 존재한 삼성전자 품질 논란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가 약 20만 번은 접었다 펴도 될 만큼 견고한 내구성을 갖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신에 리뷰용으로 제공한 제품들에 한해서 이틀 만에 스크린 결함이 생기는 등 삼성전자가 밝힌 내용에 비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제품 품질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갤럭시노트7 사태’와 이건희 회장 부임 초기에 발생한 ‘애니콜 화형식’을 꼽을 수 있다.

2016년 8월, 갤럭시노트7은 국내외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시장 출시 5일 만에 충전 중 배터리 발화 현상이 보고됐다. 삼성전자는 신형 배터리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결국 해결하지 못한 채 출시 2개월 만에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중단했다.

애니콜 화형식은 1995년 3월 9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운동장에서 15만대에 달하는 불량 휴대폰을 불태워버린 일이다. 사건의 발단은 1994년 10월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무선전화 브랜드인 ‘애니콜’을 선보였고, 첫 제품으로 ‘SH-770’이라는 휴대폰을 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이 회장은 이 제품을 주변 지인들에게 직접 선물할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지인들에게서 제품 불량에 대한 불만을 듣게 됐다. 실제 해당 제품의 불량률은 11.8%에 달했다.

결국 이 회장은 당시 불량 제품을 모두 수거한 후 ‘품질 개선’을 목표로 수거한 제품을 모두 불태웠는데, 이것이 ‘애니콜 화형식’이다.

이번 갤럭시 폴드 결함 논란도 ‘폴더블폰’이란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에서 발생한 최초로 결함 사례로서 역사에 남게 됐다.

한편, 미국 IT매체 더버지나 불룸버그통신 등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를 올바른 조치라는 평가를 내렸다.

더버지는 “고객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겠지만, 출시 연기 결정은 올바른 조치”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출시 연기 결정은 삼성이 문제에 더 깊게 빠져드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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