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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양태 DB손보 보험범죄특별조사부 파트장 "예방·전사적 협업 중요"
[인터뷰] 김양태 DB손보 보험범죄특별조사부 파트장 "예방·전사적 협업 중요"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9.05.17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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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보험료가 오른 이유⑫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나날이 급증하는 보험사기에 그 수법마저 점차 정교화 되면서 보험업계 내 중요도가 부각되는 부서가 있다. 바로 SIU(Special Investigation Unit, 보험범죄 특별조사부서)이다.

이들은 형사도 아니고 경찰도 아니다. 하지만 그와 일부 비슷한 일을 한다. 보험사기를 인지하면 입증을 위한 증거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보험사기 범죄를 잡아낸다. 최근엔 적발 뿐 아니라 보험사기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도 펼치고 있다. 선량한 다수 보험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최근 <컨슈머치>가 강남구 DB삼성동빌딩에서 만난 15년차 베테랑 보험사기 조사관 김양태 DB손보 SIU 파트장은 이런 점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사진=컨슈머치)
(사진=컨슈머치)

“사기업의 속성은 영리 추구잖아요. 오로지 수익만을 보고 하는 업무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SIU는 범죄를 척결해 회사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세우는 일을 한다는 것이 남다른 보람을 주는 거죠”

순수 보험회사 출신인 그는 2004년 DB손보 내 보상‧기획 파트에 속해있던 SIU를 따로 분리 할 당시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현재 DB손보의 SIU파트에는 모두 6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20명 내외로 운영 중인 다른 중소형 업체에 비해 많은 인력이지만 그렇다 해도 모든 보험범죄를 방어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고 김 파트장은 말한다.

“그래서 SIU는 다른 유관부서와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업체들은 SIU가 자동차보험부문 산하에 있다 보니 전사적으로 활동하는데 제약이 많죠”

“DB손보는 영업‧보상‧언더라이팅으로 구분하고, 보상서비스실 산하에 SIU파트가 있다 보니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을 모두 총괄해 업무가 가능한 구조이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금감원에서 권고하는 대로 가장 잘 SIU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SIU라고 하면 대개 형사 출신으로, 사건 현장을 뛰어다니는 그림을 많이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김 파트장의 업무는 주로 내부에서 이뤄진다. DB손보는 올해부터 SIU를 운영파트와 지원파트, 두 개 부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이 또한 업계 내 유일한 행보다.

“운영파트는 다시 자동차/장기 조사센터로 나눠지는데 각 조사 팀장들이 현장에 직접 나가 조사하는 역할을 수행해요. 반면 지원파트는 전체적인 보험사기와 관련해 전략이나 정책을 짜고 타 부문과 협업 등 행정 쪽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죠. 제가 속해 있는 곳이 바로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지원파트입니다”

(사진=컨슈머치)
(사진=컨슈머치)

▼이하 일문일답

Q. DB손보 SIU 인력 구조에 대해 간략한 설명.

현장조사를 나가는 운영파트 인원 40명, 내부에서 전략적인 기능을 하는 지원파트 인원이 20명으로 총 60명 규모다.

타사의 경우 주로 전직 형사 출신으로 많이 구성돼 있다. DB손보에도 수사 노하우가 탄탄한 형사 출신 조사관이 있긴 하지만 통계나 IT에 강한 분석조사 전문가들이 상호 보완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 타사와 전략적인 차별점이다.

예전에는 과거 인맥을 이용해 조사를 의뢰하는 방식이 컸다. 하지만 그러한 방식에는 이제 한계가 있다. 과학적 데이터 분석이나 고도화된 시스템을 통해 보험사기 혐의점을 제대로 파악해야만 수사를 의뢰했을 때 수사관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여 준다. 

Q. SIU파트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에 비해 아직까지도 인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미국 등은 선진국의 경우 최근 보험심사 업무보다 보험사기 조사 인력에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다. 전체 보험회사 인력 중에 5~10%를 조사 인력에 투입하는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사의 경우 최대 1.2~1.5% 정도, 중소형사들은 0.3%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서는 인력 보강도 필요하다.

Q. SIU에서 보험사기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혐의를 인지해야 하는 게 우선일 텐데, 어떤 루트로 이뤄지는 지.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첫째는 제보다. 보험사마다 각각 보험범죄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며, 홈페이지를 통해 제보를 받고 있다. 고객들이 보험사기를 인지한 뒤 해당 내용을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조사팀으로 넘어온다. 또한 보험범죄 신고 직통 번호를 통해 구두로 들어오는 제보도 많은 편이다.

외부 제보 뿐 아니라 내부 제보도 많이 이뤄진다. 보상 담당 직원들이 미심쩍은 부분은 발견하면 본인들이 직접 조사하기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SIU에 제보한다. 우리 회사에만 월 600건의 내외이며, 이중 90%는 보상담당 직원들의 제보로 이뤄진다.

두번째는 시스템이나 데이터 분석을 통한 기획조사로 이뤄진다. 보험사마다 구축해 놓은 보험사기 적발시스템(IFDS, Insurance Fraud Detection System)을 통해 이상 증후를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기존에 접수된 보험사기 사고패턴이나 유발 요인, 징후 등의 통계 데이터를 통해 점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예컨대 심야에 젊은 사람들 여러 명이 술도 마시지 않은 채 다인승 렌터카를 타고 가다가 단독 사고가 났다면 보험사기 가능성에 높은 점수가 나올 수 있다.

IFDS 외에도 계약, 보상, 언더라이팅 등 회사 내 전체 데이터를 모두 모아둔 데이터 웨어하우스(DW, Data Warehouse)에서 필요한 정보만 축출한 후 분석을 통해 보험사기 의심 흔적을 찾아낸다.

(사진=컨슈머치)
(사진=컨슈머치)

Q. 보험사기 금액이 해마다 역대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SIU의 활약으로 보험사기를 많이 적발해서 인지, 아니면 보험사기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건지.

둘 다일 것.

보험은 태생적으로 사행성을 내포하고 있다. 적은 보험료를 내고 위험에 닥쳤을 때 막대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사행성 계약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보험의 특성상 보험이 있는 곳에는 항상 보험범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우리보다 훨씬 더 일찍 보험산업이 자리 잡은 선진국조차도 통계적으로 보통 10% 정도는 보험사기 누수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 작년에 지급한 보험금 중 3.2% 정도를 보험사기로 적발했으니 10%로 비하면 아직까지 적발이 적은 편이다.

Q. 최근 DB손보 SIU가 집중하는 부분은?

보험사기에 대응하는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사후적발만으로는 보험사기를 원천적으로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제는 사후적발에서 예방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올해부터 SIU를 운영파트와 지원파트로 나눈 이유도, 사후 적발은 기존대로 하되 그 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투자하는 측면이다.

지원파트 밑에 유닛이 3개로 또 나눠진다. ▲시스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상 증후 찾아 기획조사를 하는 ‘기획조사 유닛’, ▲계약 당시부터 보험사기를 치기 위해 작정하고 가입하는 사람들이나 징후를 먼저 발견하고 차단하거나 계도하는 활동을 주로 하는 ‘계약품질 개선 유닛’, 순수한 전략 정책을 만드는 ▲기획 유닛 등이다. 이중 계약품질 개선 유닛이 보험사기 예방 성격이 강한 부서다.

Q. 요즘 보험범죄 트렌드는?

과거 자동차를 이용한 교통사고 범죄가 전형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장기보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가해자-피해자 공모에 의한 고의사고 유발 범죄 유형이 많았는데, 이젠 허위/과장 청구 유형이 많아지고 있다.

보험을 잘 아는 의사, 설계사, 정비사 등 전문가들이 지식을 활용해 소비자들을 나쁜 쪽으로 유인하는 보험 범죄가 늘어나고 있고 있는 것인데 이 때문에 갈수록 보험범죄가 복잡해져 혐의를 입증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 심증은 가지만 혐의를 입증할만한 뚜렷한 증거를 잡기 어려운 유형이다.

Q. 수사권이 없다 보니 보험사기 조사 과정에서 제약이 많을 텐데.   

선진국은 경찰‧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보험사기 적발과 방지 전담 공공기관이 따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더 중요한 점은 보험범죄 관련 정보를 유기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민관 시스템이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경찰서 내에 교통범죄수사대가 생겨 보험사기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보험사기를 전담하는 전문수사기구는 부재한 상태다.

Q.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시행된 지 3년, 효과는?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어차피 형법상 사기죄로 처리하면 되는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따로 필요한지 의문을 가질 법도 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 입장에서 보면 통상적인 사기범죄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처벌 기준도 상대적으로 경미해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따로 법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었다.

다만 처벌 조항이 조금 더 강화됐을 뿐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보험사기 범죄자가 처벌을 받더라도 보험사와 소비자 입장에서 이미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된 후라는 점이 문제다. 일단 보험금이 지급된 이후에는 적발을 해도 회수가 쉽지 않다. 때문에 보험사기로 편취한 돈을 반납하도록 하는 의무 조항을 특별법에 넣길 희망한다. 민법으로 해결하게 되면 그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무척 낭비된다.

또 한 가지.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범죄 이용 목적을 갖고 일부러 보험에 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사기가 적발 됐을 시에는 보험사에서 임의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법적인 뒷받침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

Q. 보험사기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으로는 불필요한 금전적 부담이 돌아갈 수 있다. 보험사기로 인해 잘못나간 보험금의 규모가 커지면 선량한 고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보험료 부담이 가중되는 피해를 입게 된다.

더 큰 차원에서 보자면 원래 보험이 갖고 있는 순기능이 소비자들에게 잘못 인식이 돼 버릴까 걱정이다. 위험 관리 수단으로 보험만큼 강력하고 효과적인 제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보험사기가 자꾸 만연해지면 보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사실 보험이 건전하게 발전하는데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보험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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